리니지는 왜 인기있는가 1 - 일반 유저가 느끼는 재미
작년 12월에 유튜버 "중년게이머 김실장"의 리니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영상을 보고 흥미를 느껴 리니지2M을 시작했다. 리니지 2M을 4달 정도 플레이하며 리니지의 재미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게된 것 같아서 부족하게나마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주로 플레이 한 리니지2M을 초점으로 작성할 예정이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니지는 재밌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해도 충분히 재밌다고 느낄만한 정도라고 생각된다. 혹시 "이놈이 게임이란 걸 해본 놈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말해드리자면 PC 게임으로는 100종 이상 스팀 게임 총 플레이 시간이 5천 시간을 약간 넘고, 모바일 게임으로는 작년 2024년 동안 앱스토어+원스토어에서 결제한 금액만 100만원을 약간 넘어가는 것 같다. (리니지 포함 X)
리니지M, 리니지2M의 기본적인 요소와 재미는 다른 RPG들과 비슷하다. 사냥을 하며 아이템을 얻고, 이를 통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더 강한 적을 사냥하고, 더 좋은 아이템을 얻고, 이게 반복되는 식이다. 그러나 리니지에는 다른 특별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현금성"이다. 다른 게임들은 강해지면서 새로운 컨텐츠가 열리고, 새로운 재미를 주고, 이것을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제공할 수 있는 컨텐츠나 재미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엔딩이 있다거나, 유저가 결국에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가 흥미가 떨어져서 접는 수순을 밟게 된다.
리니지는 다르다. 현금성이 좋기 때문에 "강해지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 이게 정말 어마무시한 효과를 발휘한다. 무궁무진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현실 세계의 재화"가 내 캐릭터의 강함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할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된다. 이어 게임에 과금을 하는 것이 결국 더 많은 현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까지도 가능하게 된다.
그럼 리니지는 현금화를 하는 재미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냐고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나만해도 여태까지 현금화를 한 적이 없고, 굳이 현금화를 하지 않아도 게임 내 재화인 다이아가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하며, "리니지"이기 때문에, 누구든 사갈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굳이 현금으로 바꾸지 않아도, 이미 게임 내 재화인 "다이아" 자체가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나오는 아이템들은 이 "다이아"라는 재화로 거래가 가능하다. 즉, 사실상 리니지는 "현금을 게임 내 재화로 사용하는 게임"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말하자면 "몬스터가 현금을 떨궈요" 다. 그래서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행위가 일종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아주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보겠다.
리니지2M의 아이템 등급은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 신화, ~ 이런 식으로 나아간다.
1번 지역 - 일반 아이템이 주로 드랍되며, 일부 몬스터가 고급 아이템을 드랍한다.
2번 지역 - 일반 ~ 고급 아이템과 함께 지역마다 1~2마리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3번 지역 - 일반 ~ 고급 아이템과 함께 지역마다 2~3마리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4번 지역 - 일반 ~ 고급 아이템과 함께 지역마다 5~6마리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5번 지역 - 지역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6번 지역 -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지역마다 1~2마리의 몬스터가 영웅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7번 지역 -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지역마다 4~5마리의 몬스터가 영웅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8번 지역 -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지역마다 2~3마리의 몬스터가 영웅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9번 지역 -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지역마다 3~4마리의 몬스터가 영웅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10번 지역 -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지역마다 4~5마리의 몬스터가 영웅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11번 지역 -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영웅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12~13번 지역 - 대부분의 몬스터가 희귀, 영웅 등급 아이템을 떨군다. 해당 지역에서 떨구는 희귀 아이템은 기존 희귀 아이템보다 성능이 좋다.
대충 이런 식이다. 당연히 지역을 올라갈 때마다 골드, 경험치 수급도 좋아지고 지역마다 드랍되는 아이템이 달라 높은 사냥터는 사냥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라 아이템 시세도 높아지는 편이다.
보면 알겠지만 7번 지역이 눈에 띄게 효율이 좋은데, 무과금 유저도 7번 지역까지 성장하는 데 어렵지 않으며, 해당 구역부터 스펙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과 작업장들이 사냥하여 되려 사냥 효율이 떨어지기도 한다.
흔히 클리커류 / 방치형 게임에서 1초에 100원씩 들어오는 것을 5천원을 내서 레벨업을 하면 1초에 200원씩 들어오는 식으로 성장이 가능한데, 리니지는 이걸 현금으로 플레이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기에 단순히 게임에서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는데 여기에 +@로 현금과도 연결이 되다보니 리니지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다른 게임과는 상당히 차별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5천원 ~ 1만원 짜리 템을 사냥으로 매일 1개씩 줍는 재미, 이 아이템을 판 재화로 내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파밍 효율을 올리는 재미. 굳이 현금화를 하지 않아도, 이것만으로도 사실 충분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이쯤되면 그래서 리니지가 얼마나 돈이 되는가?가 궁금할 것이다. (참고로 새로 오픈한 서버일수록 돈이 잘 되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시세가 떨어진다.) 리니지2M 3월 12일에 오픈한 신서버 "사이하" 서버이고, 다소 늦은 3월 22일에 시작한 캐릭터이다. 앱스토어 결제까지 합산해보니 지난 2주간 약 35만원 정도를 과금했다. 지난 10일동안 판매한 금액이 6,431다이아, 아이템매니아 시세로 대략 12만원 조금 넘는 금액이다. (운 좋게 먹을 수도 있는 5,000~10,000 다이아 상당의 영웅 템은 못 먹어봤다) 아마 서버 초창기에는 아이템 시세가 2배 혹은 그 이상이니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벌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참고로 나는 소위 "중립"이라고 부르는 일반 유저이다. "라인"이라고 부르는 상위권 유저들은 보스를 잡으면서 아마 비교도 못 할 정도로 많은 재화를 벌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우리 서버가 싸움이 별로 없어서 아이템 시세가 높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을 듯하다. 관련한 내용은 다음 편에 서술하겠다.
물론 저 다이아는 전부 스펙업에 재사용되었기 때문에 원금 회수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음... 시간만 들이면 원금 회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도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꼭 회수해야만 할 정도로 매몰시키지는 않은 것 같다.)
참고로 게임이 은근히 손을 타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으로는 자동 사냥을 돌려놓고 나온 아이템을 팔아서 재화를 버는 식이고, 매일 숙제할 때나 아이템 팔 때, 재화로 스펙업 할 때를 제외하고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일종의 "사이버 자판기" 같다. 자판기를 설치해놓고 음료를 채워놓으면 사람들이 사가면서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돈을 벌고, 이따금씩 재고가 떨어질 때마다 채워주면 되는 느낌이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나도 돈 좀 벌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저정도 금액은 서버 초창기 + 투자한 금액이 있고 수입을 재투자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버 오픈 후 시간이 지날수록 시세가 뚝뚝 떨어지고,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성장을 못하기 때문에 아래쪽에서, 작업장이나 유저들이 바글바글한 사냥터에서 사냥을 해야 하다보니 사냥 효율도 낮고, 드랍되는 아이템의 시세도 낮을 것이다. 스펙업에 사용되는 비용 중 상당수는 거래가 불가능하여 매몰되는 비용들이 크기 때문에 되팔아서 스펙업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음은 "리니지는 이걸 어떻게 가능하게 하는가?" 에 대해 적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