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근황과 2023년 목표

메피카타츠 2023. 3. 10. 09:33

근 한 달 만에 글을 쓴다. 머리 속엔 계속 떠올랐는데 일단은 취업 준비를 하는 이유가 가장 컸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각 기업에 지원할 때마다 자소서를 몇 번이고 쓰고 고치고, 산업기능요원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원할 곳이 많지 않아서 한 군데를 지원하고 1~2주를 기다리곤 했다. 기다리면서 면접 준비나, 지원한 기업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분석하는 등의 작업을 했다. 그러면서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여기저기 최대한 많이 넣어보고, 면접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영상을 봤지만 산업기능요원 특성상 지원할 기업이 많지 않아서 그러지는 못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취업 활동이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마지막으로 지원한 기업에서 연락이 올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이제는 사실 지원할만한 기업이 딱히 없으니 마지막 기업에서도 합격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향후 어떻게 시간을 쓸 것인지에 대해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로그로 돌아왔다.

 

먼저 왜 취업 활동이 성공적이지 못했는지를 생각해봤다. 우선은 내 포트폴리오가 별로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부 이전 직장에서 작업했던 결과물인데, 업무 효율을 개선한 프로그램 개발과 몇 개의 간단한 2D게임 개발물이다.

업무 효율 개선 프로그램은 나름 자신이 있는 내용이었는데, 별로 그렇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비효율적인 업무의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점이나, 굳이 프로그램 개발을 마무리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상황에서 다른 동료들을 위해 이타적으로 행동한 점 등을 높이 사주진 않을까 싶었지만 사실 프로그램의 기능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기 때문에 크게 매력적이진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게임 개발물이다. 이전 직장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2D + 구성이 복잡하지 않은 캐주얼 게임 느낌이었기 때문에 사실 내가 봐도 별로 매력이 없는 것 같기는 하다. 아무래도 직장에서 한 것이다보니 개인 작업물에 비하면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지 않을까 싶었지만 너무 깔끔해서 보여줄 것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실 업무 효율 개선 프로그램에서 매력을 느꼈어도 여기서 주저했을 것 같다. 남에게 보여줄만한 퀄리티에 할 말도 많은 충분히 어필 가능한 개발물을 만드는 데에 힘을 써야할 것 같다.

그 외에는 올해 고용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는 얘기가 종종 들려오긴 한다. 아마 그렇다보니 수준 높은 지원자들도 갈 곳이 한정되어있고, 경쟁이 심해져서 그런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근데 어차피 결국은 내가 잘하면 되는 문제다.

 

사실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태 4군데에 지원했는데 그 중 2군데는 상시 채용이었고, 한 곳은 아마 지원이 좀 늦어서 이미 누군가가 뽑혔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었고, 나머지 한 곳은 아직 지원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사실 한 두군데씩 떨어질 때 좀 충격이 있었다. 아~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 약간 자괴감도 있었고. 지금은 좀 괜찮아졌다. 상시채용이야 '지금 당장 필요한 인력은 아니지만 기똥찬 사람이 지원하면 고려해보겠습니다' 정도기도 하고, 포트폴리오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어도 앞으로 이것저것 만들어가면서 준비해가면 될 문제다. 사실 조금 조급한 마음도 들기는 한다. 내가 이전 직장에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지금쯤 경력 1년에 병역 문제도 절반 해결된 상태였을텐데, 싶기도 하고, 지금부터라도 빨리 취직을 해서 경력을 쌓고 이것저것 경험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래도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까지는 다행스럽게도 여건이 되서 시간이 널널한 상황이니까. 그래도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달성하면서 직장 생활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계속 성장해나가고 싶다. 여태까지 일들을 생각해보면 그때 당장은 후회되고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모두 의미있는 시간이었으니까, 앞으로 취직할 때까지 보낼 시간도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아직은 나한테 선택지가 많다.

 

여기서 이야기를 잠깐 끊고,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개발하던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의 영향이 있다. 이전에도 늘 막히던 부분에서 또 막혔다. 바로 이미지 리소스의 부재다. 예전에도 늘 만들고 싶은 게임을 구상해서 개발하다가 리소스를 구하는 과정에서 늘 막혀서 게임을 폐기하곤 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도트를 사용하면 조금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도트도 정말 쉽지 않았다. 정말 간단한 도트조차 몇 시간씩 찍으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예전에도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생각에 몇 달 노력하다가 관둔 적이 있는데, 그림은 나랑 참 궁합이 안맞는 것 같다. 힘들고 재미도 없다. 하지만 극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해보겠다. 그냥 아무 이미지나 갖다 붙여서라도 개발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AI그림은 만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계속 돌리면 원하는 그림이 뚝딱 튀어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돌려도 내가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원래는 AI그림으로 뽑아낸 일러스트를 활용할 계획이었는데, 기존 일러스트에서 약간의 변경을 주는 선에서 사용을 해야할 것 같다. (헤일로와 학교 마크 지우기) 다행히도 3번째 RPG는 구상을 대강 마쳤는데, 꽤나 괜찮은 내용이 될 것 같다. 물론 실제로 만들다보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향후 계획은 이렇다.

 

1. 개발하던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 개발을 마무리한다.

 

여태 반복되었던 이미지 리소스 부재로 인한 개발 중단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고, 혼자서 게임 개발을 마무리한 좋은 경험이 생길 것이다. 향후 게임 개발에 있어서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고, 결과에 따라서 포트폴리오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을 마무리하고, 도트를 찍는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길게 잡아도 3개월, 올해 하반기까지는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2. 1가지 이상의 게임을 상용화해보기

 

많은 게임 개발 구인 공고에 있는 내용 중, 게임을 상용화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그런걸 어떻게 하나, 싶었지만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마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인터넷에 정보가 많고, 많은 사람들이 닦아놓은 길을 어느정도 헤쳐나가면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단, 게임은 내가 개발하고 싶은 것보다는 시장을 분석해서 인기있을 만한 것, 수익 창출을 고려한 것, 포트폴리오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것을 개발하는 것이 좋겠다. 이 목표까지 달성하면 아마 취업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 목표는 올해 안에 달성하고 싶다.

 

올해 안에 이 두 가지만 달성해도 만족스러운 한 해가 될 것 같다. 이를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장기적인 목표만 잡으면 너무 추상적이라고 생각해서 단기적인 목표도 세워봤다.

 

1. 매일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에 사용할 도트를 1장 이상 찍는다.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 개발에 긴장감을 주는 목표를 세워봤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끔찍한 목표지만 하루에 한 장 정도는 어찌저찌 찍을 수 있을 것이고, 찍다보면 적응이 될 것이고, 속도도 늘 것이다. 반드시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세운 목표다.

 

2. 매일 '무엇이든 간에' 개발하고 Github에 업로드한다.

 

지원한 회사 중에 Github 주소를 요구하는 회사도 있었는데, Github에 꾸준히 업로드하는 걸 어필할 수도 있는 것 같고, 사실 개발을 한 번 잠깐 놔버리면 쭉 놔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단순히 세미콜론 하나를 찍더라도 Unity를 키고 Github에 업로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 블로그에 글을 자주 올리도록 노력한다.

 

이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노력정도로 했다.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이 글도 거의 2시간 이상 걸린 것 같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Github 업로드를 보고하거나, 매일 어떤 일을 했는지, 평소 떠오르는 생각들을 간단하게라도 적어놓으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것들은 하루 이틀은 몰라도 1주일, 한 달이 지나버리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까. 적어두면 나중에 언제라도 보면서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정한 목표다.

 

4.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록 노력한다.

 

늘 생각하고 노력하지만, 아차 하는 순간에 생활 패턴이 깨진다. 되돌리기도 굉장히 힘들고, 새벽 혹은 아침에 자고 오후에 일어나면 하루가 굉장히 불쾌하다. 의욕도 없고, 하루종일 피곤하다. 생산성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문제가 있으니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오후에 정 졸리면 잠깐 눈을 붙이기보다는, 그날 할 일을 마치고 취미 생활을 하면서라도 깨어있어야겠다.

 

 

오늘은 먼저 새로운 Github 주소를 파고, 도트를 찍고, 자기 전에 블로그에 글을 업로드해야겠다.

 

이건 이전에 찍은 도트다. 갤러그의 비행선을 보면서 했는데도 몇 시간이나 걸렸다. 사실 도트도 도트지만, 크기가 작아서 늘리고, 늘린 이미지가 깨져서 다시 수정하고, 테두리가 이상해서 수정하는 등의 작업을 거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다. 사실 오늘 건 이걸로 퉁칠까? 싶은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러지 않기도 했다. 오늘은 적으로 쓰기 적합한 이미지를 찾아서 도트를 찍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