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돕는 일과 행복
남을 돕는 일은 천국에 재산을 쌓는 일이라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그러한지 입증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나는 적어도 남을 돕는 일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을 살다 보면 종종 이기적인 사람을 찾아볼 수 있다. 남이 베푸는 것을 받기만 하고 본인이 남에게 베푸는 것은 꺼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을 Give&Take에서 따와 Tak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마다 생각은 각기 다르겠지만, 아마 본인이 남에게 베푸는 것을 본인의 손해라고 생각하는 기조에서 나온 행동이 아닐까 싶다. 정도나 경우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남을 돕는 일이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지인을 돕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지인과는 지속적인 교류가 있을 것이다. 만약 지인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지인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외면하게 된다면, 향후 그 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힘들 것이다. 인간관계는 서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다른 지인에게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질 것이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 남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남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아오며 지금까지 살아왔을 것이다.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은 큰 손해라고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남에게 베푸는 1의 도움은 나에게는 여유분이고, 내가 받게 될 다른 사람의 1의 도움이 나에게는 부족함을 메우는 10의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다른 사람의 작은 도움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간단히 이야기하고 싶다. 올해 초 겨울에 스키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져서 스키가 벗겨지는 경우가 있다. 스키는 그 자리에 박히고 나는 넘어져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 나는 아래에, 스키는 저 위에 놓여있게 된다. 나 스스로 올라가려면 경사에, 불편한 스키 부츠를 신고 한참을 힘들게 올라가야겠지만, 이런 경우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다른 사람이 스키를 가져다준다. 물론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행동이지만, 다른 사람의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의 도움으로 인해 나의 수십 분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받은 도움을 기억하며 같은 처지에 처한 다른 사람을 발견하면 도와줄 것이다. 일종의 선순환인 셈이다. 나 또한 이때 스키를 타면서 넘어진 사람과 친구를 도와주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중학생 때 중고폰을 살 때, 어느 아저씨께서 학생이니까 만 원을 깎아주시겠다고 하신 적이 있다. 아마 아저씨께는 큰돈은 아니셨겠지만, 당시 학생이었던 나에게 만 원은 굉장히 큰돈이었다.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나도 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하겠노라고 늘 다짐한다.
이런 사례를 통해서 전혀 모르는 타인을 돕는 행위에 대해서도 말해보겠다. 종종 매체에서는 타인에게 도움을 줬는데 알고 보니 면접관이었다든지, 지인의 가족이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타인은 지인과는 다르게 내가 돕는다고 해서 이 사람에게 무언가 보답을 받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보답을 받은 사람은 감사를 느낄 것이고,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겠지만 자신이 놓였던 것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도우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남을 돕는 풍조가 생기면 내가 도움을 받을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더욱이 도움을 주는 행위 자체에서도 뿌듯함과 같은 긍정적인 마음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도움을 주는 행동을 보는 행위와 같이 훈훈함을 자아내는 광경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남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고 돕지 않는 행위는 본인만 이득을 챙기는 행위가 아니라 손해를 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남을 돕는 행위가 나에게 이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단지 지인을 도울 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타인을 도울 때도 마찬가지다. 남을 도움으로써 세상에 아름다움이 쌓이고, 결과적으로 본인도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덮어놓고 무작정 남을 돕기만 하자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여유가 있을 때 기꺼이 도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고, 더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