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계획
최근 일주일 간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향후 도움이 될만한 지식을 배우려고 이곳저곳 건드려봤는데 딱히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는 못한 것 같다. 기존 프로젝트를 이어하기에는 팬게임의 한계로 인해 애매한 부분들이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도 중간에 끊길 가능성이 있어서 손을 대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중학교 시절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우연찮게 프로필 사진을 보니 게임 개발을 하고 있던데, 주변 친구 중에 게임 개발자가 거의 없어서 굉장히 반가웠다. 중학교 때는 곧잘 어울려 다녔지만 졸업 이후로는 연락을 하지 않아서 거의 8년 만에 연락을 해봤는데, 다행히 친구도 굉장히 반가워했다.
친구는 군대에서 게임 기획을 하고, 그 기획을 바탕으로 창업 지원을 받아 현재 창업을 했다고 한다. 만들고 있는 게임의 소개도 받았는데, 게임의 세계관이라든지 캐릭터, 로비 등 여러 시스템들이 맞물려서 잘 짜여져 있어 완성도가 높게 느껴졌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괜히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니구나, 싶었다. 아무튼, 친구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카톡으로 연락하면서 소개차 블로그를 보내줬는데 블로그나 코드도 많이 보고온 것 같았다. 덕분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나야 내 나름대로 해온 것인데, 다른 사람, 그것도 개발자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걸어온 길이 잘못되진 않았구나 싶기도 했다. 친구는 회사를 다녀본 적은 없어서 내가 회사에 재직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해주었고, 나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 옛날에는 그냥 같이 별 생각이 놀던 친구라 약간은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는데, 거의 개발 관련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이런 경험이 별로 없어서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면서 조금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먼저 나에게 있어서 최우선적인 문제는 병역의 해결이다. 병역으로 인해 여러 선택지들이 막혀있으니 향후 선택지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병역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 면접을 본 곳에서 만약 떨어지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출시 경험을 만들어볼까 싶었는데, 아마 혼자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기도 힘들 것이다. 그리고 친구의 말마따나 현재 게임을 출시하여 운영을 하고 있는 회사라면 어딜 가도 배울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병역을 해결하면서 경력도 쌓고, 회사 생활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는 나의 성장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최근에 서버 관련 지식도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버 관련 공부를 하기도 했다. 겉핥기 식이라 조금 더 깊게 파봐야되나 싶기도 했는데, 당장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클라이언트 쪽도 잘 다루면서 서버도 할 줄 안다면 좋겠지만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도 많이 부족한데 서버 공부를 한다는 것이 주객전도인 것 같아서 우선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공부를 더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더 공부를 할만한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게임에 활용되는 수학 지식이나, 그래픽스 관련 지식을 공부할 수도 있고, 자료구조를 복습, 정리하고 활용해보면서 직접 성능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C#에 대해서도 사실 모르는 부분이 많고, 가비지 컬렉터에 대해서 더 깊게 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D 포트폴리오도 빠른 기간 내에 개발한 것이다 보니 더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뭘 하면 좋을까 생각했던 나 자신이 조금 무지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향후 계획은 이렇다. 현재 면접을 본 곳에 붙는다면 좋겠지만, 떨어진다면 다른 기업에 지원해보겠다. 그리고 합격 여부와는 별개로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이전에 그래픽스 관련 공부를 하기 위해 책을 샀다가 얼마 보지 못하고 접어놨었는데, 이 책 초반에 나와있는 게임 관련 기초 수학 지식 부분도 다시 보고, 렌더링 파이프라인와 셰이더 관련 파트 위주를 먼저 공부할 생각이다. 아마 게임 엔진을 제대로 다뤄본 지금 다시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지난 3달간 개인적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했다고 느끼는데, 앞으로도 이런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