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과 PC 게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런 차이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의 차이

1. 플레이 환경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플레이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 환경 차이의 첫 번째는 화면 크기이다. 점점 큰 화면을 가진 모바일 기기가 등장하고, 갤럭시 노트,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기기는 휴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니터의 크기를 넘기는 힘들다. 보통은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에 비해서 PC 게임은 10배 이상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로는 컨트롤 환경이다. PC는 키보드와 마우스라는 입력 장치가 존재한다. 때문에 다양한 입력이 가능하다는 점과, 입력의 정밀성이 높으며 손가락의 피로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키보드와 마우스를 누르면서 느낄 수 있는 타격감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하드웨어의 성능 차이이다.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고성능 PC의 성능을 뛰어넘기는 힘들다. 고작 부품 하나인 그래픽카드의 크기가 스마트폰 몇 대를 합쳐야 겨우 비슷한 크기가 될 정도이니 말 다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외에도 차이점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 세 가지가 플레이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이런 요소들로 인해 모바일 게임은 선천적으로 PC 게임에게 게임성으로 승부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은 유저의 시야에서 극히 일부분을 차지하고, 더욱이 화면이 작기 때문에 PC에 비해 그래픽 요소들이 훨씬 적게 배치될 수 밖에 없다. 그마저도 조작이나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UI가 화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런 점들은 유저의 몰입을 저하시키는 요인이고, 나아가 게임성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는 요인이기도 하다.

 

마우스 혹은 키보드가 주는 조작의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대표적으로 FPS게임에서 마우스만큼 대중적이고 편한 입력 기기는 아직까지 없는 것 같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화면의 중앙 상당 공간을 드래그하여 조준을 해야하는데 이것이 굉장히 힘들고, 콘솔도 마찬가지로 조이스틱을 돌려서 조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때문에 이 두 플랫폼에서는 FPS 게임에 에임 보정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모바일 환경에서는 조준과 발사에 동시에 두 손가락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동을 하면서 조준, 발사를 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모바일 FPS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조작을 도와주는 보조 기기를 구매하여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키보드도 입력에 최적화 된 장치이기 때문에 최대한 편하고 즐겁게 입력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어 편의성이 최대 장점인 터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즐거움 제공한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사냥을 하는 모습을 보면, 키보드의 방향키와 Alt키, Ctrl키, Shift키 +@를 반복하여 누르면서 똑같은 사냥을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옆에서 지켜보면 대체 왜 저런 걸 하고 있나, 싶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재밌다. 물론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그래픽 효과라든지, 보상 등도 영향이 있겠지만 키보드의 역할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만약 모바일 기기로 똑같은 플레이를 한다면 상당수의 유저가 떠날 것이다. 우선 키보드의 경우 비슷한 위치에서 손가락을 바꿔가며 키를 누르기 때문에 손가락의 피로도가 적지만, 모바일 기기의 경우 엄지 손가락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엄지 손가락을 반복하여 움직인다면 피로도가 상당히 심할 것이다. 또, 키보드를 누를 때 주는 즐거움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비해 유저가 느끼는 즐거움이 줄어들 것이다. 대표적으로 마우스와 키보드가 큰 영향을 주는 두 게임을 예로 들어봤는데, 극히 일부 게임을 제외한다면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유저 경험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하드웨어의 성능 차이가 만드는 차이에 대해 말해보겠다.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에 비해 모든 성능이 뒤쳐진다. RAM 용량도 작기 때문에 최적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게임은 플레이를 하다가 튕기기 일쑤다. 따라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때는 최적화를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성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그래픽이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을 만들 때는 캐릭터 모델링 등의 퀄리티를 다소 낮추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폴리곤의 수를 줄이고 텍스쳐의 크기를 줄이는 등 작업을 하면 당연히 용량이 줄어들고 성능은 향상되겠지만, 그만큼 게임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와 같은 PC게임에서도 더 나은 유저 환경을 위해 중요성이 떨어지는 풀 등의 텍스쳐 퀄리티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모바일 게임에서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만약 퀄리티를 낮추지 않는다면 게임의 프레임이 떨어져 유저 경험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의 플레이 환경 차이는 크게 화면 크기, 마우스와 키보드와 같은 컨트롤 환경, 하드웨어의 성능 차이에서 비롯된다. 화면 크기가 작은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에 비해 유저의 몰입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조작의 불편함은 유저 경험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하드웨어 성능이 낮은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보다 게임의 퀄리티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은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에 비해서 게임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2. 접근성

모바일 게임이 가지는 장점도 있다. 바로 접근성이다. 설치, 실행, 플레이의 접근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설치에 대한 비교이다. PC 게임의 경우, 설치를 하기 위해 전용 툴이 필요한 경우도 많고, 설치에 걸리는 시간도 상당히 길다. 또한, 게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어 존재조차 알기 어려운 게임들이 많다. 많은 게임들을 모아놓은 스팀이라는 플랫폼이 있긴 하지만, 모든 게임이 모여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게임들이 유료라는 문제가 있다. 반면에 모바일 게임의 경우 플레이 스토어 혹은 앱 스토어라는 자체 어플이 반드시 깔려있다. PC 게임에 비해 용량이 작기 때문에 설치에 걸리는 시간도 짧은 편이고, 하나의 스토어에 거의 모든 어플들이 모여있는데다가 상당수의 게임들이 무료이기 때문에 PC 게임에 비하면 접근성이 월등히 좋다. 게임들을 구경하다가 관심이 가면 가볍게 설치했다가 잠깐 플레이해보고 지우는 경우도 많다. 즉, PC 게임에 비해서 모바일 게임의 설치에 대한 접근성이 월등히 좋다는 장점이 있다.

 

실행의 경우, PC게임은 게임 아이콘을 찾아 클릭하며, 전용 앱을 실행하며 로딩을 기다리고, 실행 버튼을 누르고 게임 실행을 잠시 기다리며, 게임이 실행된 이후에도 로딩을 기다리고 로딩이 완료되면 비로소 게임을 할 수 있다. 반면에 모바일 게임은 게임 아이콘을 누르면 로딩 후에 바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아이콘을 찾을 필요 없이 푸쉬 알림을 눌러서 바로 실행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PC 게임은 실행하는 것 자체가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튼,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에 비해 실행 자체도 훨씬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에 대한 접근성이다. PC 게임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야 한다. 이 상태에서 이동하기도 불가능하다. 반면, 모바일 게임의 경우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 밖은 물론이고, 지하철 등을 타고 이동할 때나, 앉아서는 물론이고 서서도 플레이할 수 있으며, 조금은 위험하지만 움직이면서 플레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한다면 침대에 누워서 플레이를 할 수도 있고, 밥을 먹으면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 플레이의 접근성이 모바일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https://gsis.kwdi.re.kr/statHtml/statHtml.do?orgId=338&tblId=DT_1ID0511R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309

 

추가로, PC를 다루는 사람보다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점도 있다. 2021년 기준 60대 이상의 1개월 이내 컴퓨터 이용자 비율은 42.2%, 70대 이상은 14.3%에 불과하지만 60대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2021년 기준 83%, 2022년 6월에는 90%까지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50대의 1개월 이내 컴퓨터 이용자 비율은 71%에 불과하지만, 같은 시기의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은 99%이다. 물론 모든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은 컴퓨터도 마찬가지이다. 기기를 보유한 사람이 많다는 얘기는 유저풀이 그만큼 넓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해당 기기에서 이용 가능한 게임의 접근성이 더 높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PC 게임은 모바일 게임과 비교하여 설치, 실행 과정이 복잡하고 느리다. 마찬가지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환경도 모바일에 비해서 상당히 제한되어 있으며 절대적인 유저풀도 좁기 때문에 PC 게임은 모바일 게임이 가진 접근성이 훨씬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의 차이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이제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의 차이를 생각하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살펴보겠다.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에 비해 플레이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유저를 몰입시키기도 힘들고, 컨트롤도 불편하며 게임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접근성이 훌륭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접근성이라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으로 보인다.

 

https://www.mobileindex.com/mi-chart/weekly-rank/revenue

 

국내 마켓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MMORPG 게임들은 전부 자동사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열악한 플레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MMORPG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드는 사냥을 자동으로 전환한 것이다. 설치와 실행, 플레이도 간편하기 때문에 빠르게 접속해서 자동사냥을 걸어놓고 방치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좋은 접근성을 활용해서 생각날 때마다 들어가서 아이템들을 정리해주는 등 보상을 얻는, 유저에게 즐거움을 주는 부분만 남겼다. 모바일에 많이 존재하는 방치형 게임도 이와 비슷한 부류라고 생각한다.

 

블루 아카이브와 같은 게임의 경우, 유저의 게임 플레이를 제한하여 의도적으로 가벼운 플레이를 하게끔 만들어서 서브 게임으로서의 포지션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은 설치, 실행, 플레이의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플레이를 할 수도 있고, 다른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도 중간에 잠깐씩 플레이하기도 좋다. 적은 경쟁 요소로 유저의 피로도를 줄이면서도 약간의 경쟁 요소는 유지하고, 또 오타쿠들의 충성심을 이용하여 매출도 잘 뽑아내고 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같은 게임의 경우, 조작의 피지컬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조작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터치만을 이용해 조작을 하며, 유저가 게임 내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저가 어떤 선택을 해서 어떤 요소를 터치하느냐이다. 한 손으로도 충분히 플레이를 할 수가 있으며, 언제든지 중간에 멈추거나 재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마라는 주제의 특성상 경쟁 요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챔피언스 미팅의 존재로 인해 체감상 경쟁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여기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플레이와 투자가 필요하다. 가치가 높은 게임 플레이는 하루에 5번까지 가능한데, 대략 2시간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 투자의 경우, 흔히 가챠라고 얘기하는 뽑기가 필요한데, 뽑기의 난이도가 어렵고 부담감이 매우매우 크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유저가 많은 피로도를 느끼게 되는 게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조작만으로도 메인 게임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운 게임이다.

 

반대로 탕탕특공대, 궁수의 전설이나 각종 퍼즐, 러닝 액션 게임과 같이, 피지컬적인 요소는 유지하면서 조작을 편리하게 만든 게임들도 있다. 이런 게임들은 보통 한 손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며, 탭이나 슬라이드 등 간편한 조작이지만 유저의 피지컬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 편리하고 또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이외에는 FIFA모바일이나, 원신 등과 같이 컴퓨터에 비해 다소 불편하지만 모바일에 친화적인 플레이 방식을 이식하고, 게임 플레이 자체도 컴퓨터에서 하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이식한 게임도 존재한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좋은 게임성을 원하는 유저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유저들을 타겟으로 한 게임으로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 매출 순위가 높은 게임들을 살펴보았을 때, 게임성을 약간 포기하되 접근성이라는 장점을 많이 활용한 게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물론 뛰어난 게임성을 가진 게임들도 있지만, 이런 게임들은 대부분 PC에 이미 있는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기 때문에 예외로 두어도 무방할 것 같다. 

해외의 경우는 우리나라와는 약간 다르기도 한 것 같은데, PC 보급률이라든지, 이동시간이라든지, PC방의 대중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모바일 게임은 접근성을 잘 활용한 게임이 주류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접근성을 잘 활용하면서 게임성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이야기가 참 길었던 것 같다. 요약하자면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에 비해 플레이 환경이 열악하지만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이런 장점을 활용하기 위한 형태로 모바일 게임들이 발전하였고, 그 결과 주류 모바일 게임들의 형태가 지금과 같아졌다는 것이다. 자동 사냥을 통한 방치형 게임이라든가, 애초부터 서브 게임 포지션을 노리고 가볍게 만든 게임이라든가, 피지컬적인 요소를 배제한 게임도 있고, 조작을 단순하게 만든 게임도 있다.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는 게임이 전체적으로 단순해지는 형태로 변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은 게임성이 떨어진다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니 어쩔 수 없다고도 느껴지는 것 같다. 앞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면서 지금 정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모바일 게임이 가진 접근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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