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3년의 마지막 날이다.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만큼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흘러갔던 것 같다. 올 한 해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2023. 1. 12. - JLPT N1 취득

JLPT N1 합격 후기 :: 메피카타츠의 블로그 (tistory.com)

 

JLPT N1 합격 후기

설을 쇠고 오늘 새벽에 집에 도착했다. 잠에 들기에 충분한 피로였지만 설 동안 낮잠을 많이 자서 그런지 쉽사리 잠에 들지는 못했다. 눈을 뜨니 오후 3시쯤 되었는데, 2시에 JLPT 결과가 발표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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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부터 따려는 마음이 있었으니 거의 10년간 벼르던 JLPT를 취득했다. 일본어를 읽을 때 이전보다 편해졌다는 것 말고는 딱히 쓸모는 없었지만 성취한 것 덕분에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겨서 여러 일을 할 때 내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2023. 2. 13. ~ 2023. 3. 08. - 실패로 끝났던 1차 취업 활동

"짧지만 경력도 있겠다, 현업에서 만들었던 결과물도 있겠다, 충분히 취업할 수 있겠지" 라는 자신감으로 취업에 도전했었다. 하지만 지원했던 4개 기업에서 전부 서류 탈락이라는 결과가 돌아왔었다. 사실 결과물이라고 해봤자 너무나 단순한 것이었고 코드도 첨부하지 않았으니 지금 돌아보면 탈락할만 했던 것 같다.

 

2023. 3. 10 ~ 2023. 4. 24. - 모자란 것들을 분석하고, 이를 채우기 위한 공부

근황과 2023년 목표 :: 메피카타츠의 블로그 (tistory.com)

 

근황과 2023년 목표

근 한 달 만에 글을 쓴다. 머리 속엔 계속 떠올랐는데 일단은 취업 준비를 하는 이유가 가장 컸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각 기업에 지원할 때마다 자소서를 몇 번이고 쓰고 고치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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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활동이 실패하며 곧바로 모자란 부분을 분석하고, 이것을 채우기 위해 준비를 했다. 지금 돌아보니 나 자신이지만 꽤나 훌륭하다. 마지막으로 지원했던 결과를 조금 기다려볼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고 바로 시작했었고, 본인에게 모자란 부분을 분석하며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고, 굉장히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당시 목표도 있었다.

 

[장기 목표]

1. 개발하던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 개발을 마무리한다.

2. 1가지 이상의 게임을 상용화해보기

 

[단기 목표]

1. 매일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에 사용할 도트를 1장 이상 찍는다.

2. 매일 '무엇이든 간에' 개발하고 Github에 업로드한다.

3. 블로그에 글을 자주 올리도록 노력한다.

4.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록 노력한다.

 

단기 목표는 거의 이뤘던 것 같고, 장기 목표는 약간 바뀌었다. 우선 개발하던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 개발을 하던 도중, 3D 개발에 대한 공부를 위해서 중간 마무리만 하게 되었다. 이후 상용화는 해보지 못했지만 3D 게임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노선을 잘 틀은 것 같다. 상용화 경험이야 도움은 되겠지만 취업에 있어서 중요하진 않은 것 같고, 3D 개발 경험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놀라운 것은 1달 반만에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개발과 공부에 전념하여 기존 프로젝트를 어느정도 마무리짓고, 멀게만 느껴졌던 3D 개발 공부는 9일, 개발은 7일만에 끝났다. 물론 강의를 따라하는 식으로 공부했고, 이 코드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지만 여러 기능들을 추가하며 이 바탕을 활용하고, 때론 수정하며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되돌아보니 꽤나 새롭다. 지금도 목표로는 하고 있지만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존재하는데, 의외로 직접 해보면 어렵지 않을 수 있고,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023. 4. 25. ~ 2023. 5. 18. - 성공적이었던 2차 취업 활동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많은 성장을 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의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회사 한 곳에 지원했다. 이전에 한 번 지원했던 곳이라 서류 작성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고, 당일에 바로 연락이 와서 1주일 뒤에 면접을 봤다. 면접 2주 후 합격 통보를 받았다. 추후에 회사 선배에게 듣기로는, 이미 개발자를 많이 뽑은 상태라 채용에 고민이 있던 모양인데 본인이 잘 케어할테니 뽑으라고 하셨다고. 노력도 많이 했고 운도 따라줘서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023. 6. 7. - 첫 출근

조금은 떨리기도 했지만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첫 출근. 첫 날에 내가 사용할 컴퓨터를 조립하고, 3일차에 원인 불명의 버그의 원인을 찾아내고 수정했다. 처음에는 버벅대거나 잘 모르는 것들도 많았지만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다양한 것들을 접하면서 어엿한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혼자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2023. 6. 15. - 산업기능요원 편입

초반부터 좋은 이미지를 많이 쌓아서였을까, 처음엔 3개월 수습 기간을 말씀하셨지만 1주일만에 편입 서류에 싸인을 하게 되었다. 회사를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사람들도 다들 좋고,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에 비해 체계나 환경같은 것들이 좋았으며, 배울 것들도 굉장히 많다고 느껴져서 별 고민없이 싸인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2023. 6. 27. ~ 2023. 10. 20. - 최적화 작업 (메모리 프로파일러, Shader Variant Stripping, SBP 업그레이드)

다른 작업들도 많이 병행하면서 했지만, 나름 크고 중요한 작업을 맡은 것만 쓰기로 했다. 입사 후 이런저런 일들을 하다가 최적화 작업을 맡게 되었다.

처음에는 메모리 프로파일러를 보는 방법을 배우고, 전후 분석 등을 통해서 문제점들을 몇 개 발견하고 고쳤다. 가장 큰 성과는 오브젝트 풀링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고쳐서 GC 주기를 절반 정도로 줄였다는 점.

이후에는 Shader의 용량이 너무 큰 것과 같은 오브젝트가 중복 적재되는 것을 해결하는 작업을 했다. 나는 먼저 중복 적재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원인을 파악하고 기존의 BuildPipeline을 SBP(Scriptable Build Pipeline)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했다.

이후 Shader Variant Stripping 작업을 도왔고, 사용하는 키워드 수집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고, Shader Variant Collection을 활용해서 수집하는 과정을 도왔다. 이렇게 하니 Shader 용량이 95% 이상 감소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략 300MB 이상에서 10MB 이하로 감소) 다만 Shader Variant가 변경되는 경우 대응하는 것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어제 자기 전에 좋은 방법이 생각나서 내일 토론을 해보려고 한다. (현재는 사용하는 Variant들을 수집하고, 이외의 것들은 전부 Stripping을 하는 방식인데, Stripping을 하는 것들의 목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하자는 내용임. 이러면 새로 추가되어도 Stripping 될 걱정이 없고, Stripping 하는 것들을 업데이트하면서 수집하면 부담도 훨씬 적어질 듯 함.)

이후에는 SBP에 대소문자 구분이 엄격하다는 단점이 있어서 대소문자 구분이 상관없도록 수정하였다. (전부 소문자로 호출하도록 수정)

새로운 지식들이 정말 많이 들어왔던 것 같고, 정보가 부족한 것들도 많아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많은 공부가 되었다.

 

2023. 11. 9. ~ 2023. 11. 22. - 문서화 작업 (툴, 치트)

현재 회사는 문서화가 미비한 부분이 있다. 특히나 툴은 에디터에 잔뜩 있지만 무슨 기능을 하는 툴인지 전혀 모르는 것들이 많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서 보기 지저분하다는 단점은 덤이다. 때문에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에 툴들을 정리하고 문서화를 해두면 좋겠다 싶어서 작업하게 되었다. 모든 툴들을 하나씩 까보면서 무슨 기능을 하는지, 작동은 잘 하는지, 현재 필요한지 여부에 따라서 일부는 없애고, 항목별로 분류해서 정리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사용이 편리하도록 기능을 수정하고, 레드마인 위키에 가독성 좋게 정리를 해놨다. 최종적으로 대략 120개 정도가 남았는데 정리하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옛날엔 이런 기능이 필요했구나, 라든지 이런 툴들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것들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 보려나?" 라는 의문은 살짝 들긴 했지만, 있는데 안 보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니까, 있으면 누군가 나중에 필요할 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치트들도 이와 비슷하게 정리를 해놨다. 덕분에 유용한 것들을 많이 발견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툴 정리에 7일, 치트 정리에 3일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다.

 

2023. 11. 23. ~ 2023. 12. 14. - 기초군사훈련(훈련소)

보충역(공익/산업기능요원 등) 훈련소 3주 후기 :: 메피카타츠의 블로그 (tistory.com)

 

보충역(공익/산업기능요원 등) 훈련소 3주 후기

육군훈련소 25연대 3교육대에서 11/23 ~ 12/14 기간 동안 훈련을 받고 이틀 전에 수료를 했다. 당일날 바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뭐 이것저것 하고 금요일엔 출근도 했다보니 조금 늦어지게 된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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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부름을 받고 3주간 훈련을 받고 온지도 벌써 2주나 지났다. 안에서 나가면 무엇을 할지, 지금 회사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등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눈에 띄고, 참 보기 좋다는 것을 알게 되어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2023. 12. 20. - TiDD, 업무 방식, 신규 프로젝트에 필요한 변화 제시

우리 회사는 기존에 소수의 프로그래머가 있었고, 2023년에 한꺼번에 많이 뽑게 되면서 기존의 2배 이상으로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 때문에 업무를 위한 소통에 애로 사항이 종종 있었다. 특히나 새로 발견한 일감을 보고없이 혼자 처리하는 등의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문제라고 생각되어 TiDD를 제시하게 되었다. 또, 훈련소 안에서 생각하면서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건의하기도 했다.

 

TiDD에 사람들이 최대한 쉽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제시했다.

1. 먼저 프로그램팀에 한해서 모든 커밋에 일감 번호, 모든 일감에 커밋 번호를 명시하도록 한다.

2. 일감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 상황을 확실하게 적는다. 가능하다면 수정 방향도 적을 수 있도록 한다.

 

2023. 12. 21. ~ - 신규 프로젝트 프로그램팀 관리

전날 얘기했던 TiDD를 프로그램팀에 공표하면서, 원래는 프로그램팀이 기존 프로젝트, 신규 프로젝트를 왔다갔다하며 작업하던 것이 분리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는 나를 포함한 3명이 신규 프로젝트를 메인으로 담당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 업무에 관심도 많은 편이고 같이 작업한 적도 많다보니 내가 신규 프로젝트 프로그램팀 관리를 맡게 되었다.

그렇다고 대단한 업무를 맡는 건 아니고, 일감들에 대해서 이전에 어떤 사람들이 작업했는지 대강 알기 때문에 비슷한 일감이 있으면 처리해달라고 한다든지, 다른 팀에 요청할 게 있다면 요청한다든지... 일단 기본적으로 이런 것들을 하게 될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코어적인 것들도 하나둘씩 더 건드리면서 알아둬야 할 것도 늘어나고, 무언가 결정을 해야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정확히 들은 얘기는 없어서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것은 확실하다. TiDD를 제시한 것처럼 성장해나가는 우리 회사에 좋은 개발 문화를 만들고 업무 프로세스 등도 개선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꽤나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었다. 정리해놓고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일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와중에 거쳐갔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꽤나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10년 전부터 바라던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해이기도 했고, 규모 있는 게임 개발을 접할 수 있게 된 해이기도 했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이루며 자신감을 얻고,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었으며,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필요한 것들을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목표로 했던 게임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자리잡고, 어엿한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올해도 작년처럼 많은 것들을 배우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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