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텐 취미가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게임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래는 장르별로 나눠서 쓸까 고민을 했는데, 와우는 따로 글 하나로 적어야 될만큼 열심히 했던 게임 중 하나인 것 같다.
여태 와우를 계속 꾸준히 한 것은 아니지만, 최정예를 2번 딸만큼 열심히 한 시즌은 있었다. 특히나 나스리아 성채는 레이드가 워낙에 재미있어서 5캐릭 신화를 돌리고, 2캐릭 최정예를 딴 기억이 난다.
군단
먼저, 내가 와우를 시작하게 된 것은 군단 확장팩이었던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PC방에서 같은 학교 학생이 레이드를 하는 것을 지나가면서 봤는데 굉장히 재밌어보였다. 아마 내 기억에 밤의 요새의 시간 변형체 레이드였던 것 같은데, 요리조리 피하면서 딜 넣고 힐 넣고 하는 모습이 되게 재밌어보였다.
나는 육성보다는 빠르게 레이드를 하고 싶어서 당시 최단 트리인 죽음의 기사 -> 악마사냥꾼 육성 루트를 탔다. 아마 당시 만렙이 110이었던 것 같은데, 죽음의 기사는 55레벨부터 시작해서 70레벨까지 키우면 악마사냥꾼을 생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악마사냥꾼은 레벨이 98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최단 기간에 만렙을 찍기 딱 좋았다.
문제는 만렙을 찍었지만 내가 완전한 뉴비였다는 점이었다. 게임 시스템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쐐기돌이나 레이드를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당시 혼자 플레이했었고, 악마사냥꾼이 신규 직업이라 넘쳐나는 마당에 게임 이해도가 없는 내가 공대나 파티에 어필하거나 참여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아마 잠깐 하다가 접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아마 배그에 한창 빠져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고3으로 올라가는 도중, 고2 종업식이자 고3 졸업식 때 친하게 지내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같이 놀던 무리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아직까지 이 친구들과 같이 놀고 있는데, 이 친구들이 와우를 하는 친구들이라서 살게라스의 무덤, 즉 고3 때 복귀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악사는 조금 별로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신기(신성 성기사, 힐러)가 귀족이라길래 신기를 새로 키웠다.
그리고 친구가 속해있는 공대가 있었는데, 거기 공대에서 나를 데려가주셔서 레이드에 조금 쉽게 입문할 수 있었다. 업적을 딴 9월 25일은 월요일인데 로그가 없고, 수요일에 영웅을 갔던 것으로 봐서는 아마 공찾을 갔던 것 같다.
위 로그는 영웅 경계의 여신인데, 9월 28일에 첫 킬 기록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위 로그에서 9월 30일과 10월 1일, 10월 3일이 모두 같은 주라는 것이다. 당시 친구한테 템이 왜 이렇게 안뜨냐고 불평하였는데, 레이드에서는 1주일에 1번만 템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듣고 뒤늦게 후회했던 기억이 난다.
위 로그는 영웅 킬제덴인데, 10월 6일에 첫 킬 기록이 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10월 13일과 15일, 17일이 같은 주다. 아마 이때는 로그 갱신을 목적으로 갔던 것 같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내가 신화 킬제덴을 잡은 것이 11월 28일이라는 것이다. 와우 쌩뉴비가 영웅 버스를 탄지 2달도 안되어 신화 막넴을 어떻게 잡을 수 있었을까? 참고로 영웅 도움을 받았던 친구네 공대는 신화 몰락한 화신에서 막혔었다.
당시 나는 3신화, 쐐기를 돌면서 템렙을 끌어올리고, 대타를 뛰면서 6신화까지 빠르게 땄다. 사스즈인을 잡은 것이 11월 12일인데, 이때 당시 나는 최정예를 굉장히 따고 싶었다. 그런데, 신화 킬제덴 트라이 파티가 마침 신기를 구인하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6신까지만 했어도 상관없냐고 물어봤고, 공략 이행만 잘 하실 수 있다면 괜찮다는 얘기에 열심히 잘 준비해가겠다고 해서 공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한 283트만에 잡았던 것 같다. 주말에 10시간인가, 12시간인가를 주구장창 박으면서 겨우겨우 잡았다. 문제가 있었다면... 2018학년도 수능 예정일이 11월 16일이라 수능이 끝난 이후에 예정이었던 트라이 일정이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미뤄지면서 수능 보기 전에 주말에 10시간씩 킬제덴 트라이를 했다는 것 정도인 것 같다. ㅋㅋ.
이게 킬 당시 공대장님이 녹화하신 영상인데, 나는 도중에 죽었지만 어찌저찌 킬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 부분에 당시 같이 했던 공대원들의 욕설이 나오는데, 트라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죽은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잡았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그리고 이때 킬제덴 기믹 중에 탱커를 복사한 쫄을 소환하고, 죽으면 탱커에게 디버프가 걸리며 이 디버프를 해제하면 모든 아군을 탱커 위치로 이동시키는 스킬이 있었다. (위 영상 1분 38초 참조) 중앙에 특이점이 떨어져서 맵 바깥쪽으로 밀려날 때 힐러가 적절한 타이밍에 해제를 해주어야 했는데, 처음엔 힐러들이 같이 하다가 결국엔 내가 전담하게 되었다. 다른 힐러 분들이 하실 때는 거의 2, 3번마다 해제 실수(일찍 하거나, 늦게 하거나)가 있어서 전멸이 났는데, 나는 다행히도 젊을 때라 그런지 10번? 많으면 20번? 에 1번 정도 실패하는 수준이라서 내가 도맡아서 해제를 하게 되었다. 문제는 내가 손가락을 한 번 잘못 누르면 전멸한다는 부담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해제를 할 때면 늘 초집중을 해서 눌렀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가끔 실수할 때면... 마이크가 굉장히 조용해져서 굉장히 무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다들 이해해주셨다.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했을 때 몇 배나 실수했던 걸 기억하셔서 그랬던 것 같다. ㅋㅋㅋ.
한국 얼라이언스에서는 몇 공대 못잡았는데, 잡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고 킬제덴이라는 보스가 와우에서 상징성이 있는 보스이기도 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나중에 군단 클래식이 나오면 다시 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 다음 날이 시즌 종료 전날이었던 것 같은데, 와우를 새로 시작한 친구가 레이드를 가고 싶다는 얘기에 신화 킬제덴도 잡았겠다 일반 학원팟을 꾸렸었다. 로그는 안 남아있지만, 거의 4~5시간에 걸쳐서 올킬을 했던 것 같다. 경계의 여신이 굉장히 어려웠던 것 같고, 이 시점에서 다른 친구를 불러서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경계의 여신에서 탱커를 대상으로 잡고 망치를 때릴 때 반대편 탱커가 도발을 해줘야 했는데, 낙사 때문인지 탱커가 한 명 죽어서 내가 무적을 키고 도발하거나, 각종 자생기 잔뜩 걸고 도발하던 기억이 난다. 킬제덴에서도 그랬던 것 같은데,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설명, 오더하면서 게임을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올킬을 마치고 사람들이 공장님 감사하다고 덕분에 레이드 경험해볼 수 있었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보람찼던 기억이 난다.
안토러스 때는 신기와 더불어 정고토가 좋은 복술도 키웠다. 복술은 본캐 아이디를 대면서 아마 대타를 갔던 것 같은데, 템렙도 낮고 이해도도 부족해서 로그가 조금 부족하게 나왔던 것 같다. 아마 딜스왑으로 갔던 것 같은데, 딜도 처참했다. 이때 아그라마르 트라이를 하다가 2월 경에 재수 학원에 들어가게 되면서 와우는 접었다.
격전의 아제로스
격아는 울디르 때 잠깐 복귀해서 하다가 레이드가 재미없어서 금방 다시 접었다. 이후 어둠땅 때 복귀했다.
어둠땅
어둠땅 확장팩이 나왔던 때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았다. 그때 조금 더 공부를 하거나 게임 개발 공부를 했으면 조금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하지만... 열심히 놀았다. 그래도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나의 가치관이나 생각하는 방식에 긍정적인 영향들을 많이 끼쳤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 얘기는 제쳐두고, 어둠땅 확장팩의 나스리아 성채 레이드는 와우를 하면서 가장 열심히 레이드를 즐겼던 시기다.
당시 첫 레이드 기록은 12월 29일이다. 12월 8일에 열린 레이드였지만 시작한지 얼마 안된 내가 바로 막넴인 대영주 데나트리우스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또 친구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친구가 오랫동안 몸 담은 공대이기도 하고, 공대장님이나 다른 분들과도 사이가 가까운 덕분에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었다.
데나트리우스 영웅 첫 킬은 1월 17일에 할 수 있었다. 영웅 막넴 치고는 굉장히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략 100트 넘게 트라이를 하고 나서야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200트 넘게 했다는 사람도 봤다.
그러다가 신화 레이드를 갔고, 처음에는 공대를 옮겨다니다가 한 공대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공대에 신기가 없었고, 구하기도 어려웠다. 나는 부캐도 키울겸 혹시 이걸 열심히 키우면 부족한 신기를 충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신기를 키우기 시작했다. 당시 공대장님과 배틀넷 친추가 되어있었는데, 내 신기 캐릭터를 보자마자 신기 키우시냐고, 빨리 키워서 하루빨리 공대에 참여해달라고... 그러셔서 쐐기 버스도 받고, 신화 착귀도 지원받아서 빠르게 육성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신기로 고정 레이드를 가게 되었는데, 당연하게도 복술 캐릭터는 붕 뜨게 되었다.
복술로는 처음에는 대타를 다니다가, 당시 한국 얼라이언스 1위 공대인 와관학교에서 복술을 구인하길래 신청했고, 그 공대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정확히는 1공대는 아니고 부캐들이 모인 2공대였는데, 덕분에 3월 25일이라는 비교적 빠른 때에 최정예를 딸 수 있었다. 복귀한지 약 3달만이었다.
신기로는 레이드를 잘 하다가 공대장님이 아마 취업을 하셔서 공대가 해체되었고, 잠깐 쉬다가 당시 한국 얼라이언스 2위 공대인 조류학회에서 신기를 구인하길래 참여하게 되었다. 여기서는 4월 22일에 최정예를 땄으니 복술에 비해서는 약간은 늦은 편이었다.
그래도 두 캐릭터 모두 최정예를 따고 한동안 계속 신화 데나트리우스를 잡았고, 손님도 받으면서 분배금으로 골드를 꽤나 짭짤하게 벌었다.
이건 당시 첫 킬 할 때의 영상이다. 상태창을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은 일종의 버릇이고, 당시 딜이 약간 모자랐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계속 딜을 넣어주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내가 도움을 받았던 친구가 속해있는 공대에서 수사가 필요하다길래 은혜도 갚을 겸 수사도 키웠다. 혼의 너울인가? 데미지를 준만큼 보호막이 생기는 굉장히 유용한 공생기가 있었다. 1분인가 1분 30초마다 돌릴 수 있어서 공대의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었고, 힐러이기는 하지만 딜러와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이어서 꽤나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문제는 태양왕의 구원에서는 신사를 해야했고, 다크베인에서는 힐스왑딜이 필요해서 암사까지 신/수/암 3특을 하게 되었다.
암사는 생각보다 딜이 나쁘지 않게 나왔다. 높지는 않지만 템렙도 낮았고, 수사 장신구를 꼈던데다가 공대 딜도 높지 않았던 편이라서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정도면 꽤나 준수하게 로그를 뽑았던 것 같다.
복술도 정/복술 딜스왑을 했는데, 딜로그 자체는 더 높긴 하지만 신화 올킬을 하면서 템렙이 아주 높았기 때문에 사실상 템렙빨로 밀어붙은 면이 있다. 내가 힐러를 주력으로 해와서 딜러 숙련도가 높지 않았기 떄문에 그래도 이정도면 준수하게 했던 것 같다.
당시 공대장님이 힐러를 안정적인 숫자로 가져가려고 하셔서 신화에서 복술로 딜로그작을 했었다. 힐러가 부족하면 전멸하니까 빨리 잡고 해산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정해진 파이에서 나눠먹는 힐러들이 로그를 찍기는 어려웠고, 내가 어떻게 보면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눈치껏 힐을 거의 안하고 딜 위주로 플레이했다. 그러면서도 힐이 밀린다 싶으면 공생기를 돌리거나 약간씩 힐을 하는 식으로 전멸하지 않을 수준으로만 도왔다. 이런 방식의 플레이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그리고 아마 이때도 학원팟을 한 번 모집했던 것 같다. 학원팟 공장 경험이 한 번 있었고, 2캐릭이나 최정예를 했으며 일반 난이도가 쉬웠고, 지인도 도와주러 온데다 스펙 높은 분들이 신청을 많이 하셔서 꽤나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아마 2~3탐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런데 이때 디스코드를 사용하는데 한 분이 디스코드를 들어왔다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아무리 봐도 없어서 와우 음성채팅에 들어가니까 계셨던 일이 있었다. 그때 이제 들린다고 하셨는데, 디스코드가 아닌데... 디스코드에 들어와있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레이드 경험도 없고 나이드신 분들도 많이 하는 게임이다보니까 이런 일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거의 시작하자마자 매 번 눕는 분도 계셨는데, 악의적으로 그러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펙 높으신 분도 계셔서 다행히 올킬을 했고, 이때도 마찬가지로 끝나고 많은 감사의 인사를 받아서 기뻤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운무가 재미있어보여서 운무도 키웠다. 킬 수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템렙이 상당히 낮았고 시즌 중후반쯤에 시작했는데도 꽤나 로그가 잘 나왔다. 힐러로 레이드를 많이 가면서 데미지가 들어오는 타이밍을 거의 정확하고 알고 있었고, 힐러들의 스킬들이 비슷한 메커니즘들이 많았기 떄문인 것 같다. 그리고 힐러 2캐릭 최정예라는 점을 어필하면 어느 공대든 쉽게 들어갈 수 있었던 점이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왕 4개 키운 거 하나 더 키워서 힐러 5개 직업 전체를 섭렵하자는 생각으로 회드도 키웠다. 다만 로그는 형편이 없었는데,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었다.
1. 회드는 힐업기를 적절히 나눠 사용하는 다른 힐러들과 다르게 힐업기를 한 번에 몰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몰랐다.
2. 사실 회드보다는 조드를 키우고 싶었고, 템렙도 낮았으며 장신구가 썩 좋지 못했다.
회드는 영웅 기준 템렙 대비로 보면 그래도 썩 나쁘지 않게 힐을 했다.
조드는 템렙 대비로 보지 않아도 나쁘지 않게 딜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렇게 나스리아 성채 때는 무려 5개의 캐릭터를 키웠는데, 그만큼 레이드가 정말 잘 만들어졌고, 재밌었고, 분위기가 엄청나게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내가 경험해 본 레이드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가장 잘 만들어진 레이드를 하나 꼽으라면 나스리아 성채를 고를 것 같다. 레이드의 컨셉과 찰떡인 노래, 재밌는 패턴, 멋있는 막넴, 웅장한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한 레이드라고 생각한다.
지배의 성소가 열리고 나서는 다른 일도 있었고, 레이드 자체도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아서 대충 맛만 보다가 접었다.
태초의 존재의 매장터 때는 플레이가 재밌던 운무로 영웅 정도만 맛보다가 접었다.
그러다가 "운명" 레이드 라는 것이 새로 나왔다. 쐐기처럼 레이드에 어픽스가 추가되는 방식이었는데, 매 주 바뀌고 대응이 약간 까다롭지만 대처만 잘하면 공략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다. 이때 조류학회 공대에 또 신기가 없었고, 지인의 부름으로 다시 공대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부분 이미 정규 시즌에 올킬을 했던 사람들이라 쉽게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로그가 아주 구렸다. 오랜만에 복귀를 한데다가 지배의 성소, 태존매의 경우 열심히 안해서 아픈 타이밍도 잘 몰랐고, 다른 힐러분들이 너무 잘하셔서 힐할 것이 없었다는 구차한 정신승리를 하면서 플레이했다. 더군다나 트라이는 커녕 바로바로 잡아버리니 개선할 기회도 없었다. 그저 킬하는 것에 만족했는데, 아쉽게도 사정이 생겨서 중간에 공대를 그만두게 되었다.
용군단
용군단 확장팩은 큰 관심은 없었는데, 새로운 힐러인 기원사가 나왔고 스킬셋이 상당히 재미있어보여서 시작했었다. 12월 22일이 첫 레이드 참여일인데, 이번에도 친구네 공대에 참여했다. 평소에는 템렙을 올려서 다른 공대로 이동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가볍게 즐기자는 생각으로 1캐릭만 키우며 계속 친구네 공대에 남았다.
다만 레이드가 엄청 재밌던 것도 아니고, 이렇게 얘기하긴 좀 그렇지만 아무래도 지인 공대다보니까 평균적인 실력이 조금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거의 아저씨 나이대로 구성된 공대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못하는 사람을 쳐낼 수도 없고 좋게 좋게 했던 것 같은데, 나도 처음엔 마음을 좀 비우고 하다가 트라이를 할 때마다 별로 발전도 없고, 매주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접었다.
그래도 여러모로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공대에 있을 때는 힐러진 조율을 내가 하기도 했는데, 영웅 7넴에서 공장인 탱커님이 계속 누우셔서 곤란한 경험이 있었다. 공장님은 계속 리트라이를 하셨고, 그러던 와중 외생기 쿨타임이 1분으로 줄었다는 게 기억이 났던 나는 힐러 3명이 돌아가면서 공장님에게 외생기를 넣어주자는 의견을 냈다. 그 이후 공장님이 잘 버티게 되어서 무사히 네임드를 잡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왠지 나 덕분에 잡은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했다.
그리고 기원사 스킬 중에 구출이라는 스킬이 있는데, 아군 위치로 날아가서 아군을 데리고 특정 위치로 이동하는 스킬이다. 이 스킬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살린 적도 많았고, 원시 의회에서 얼어붙은 사람들을 불바닥으로 데려가서 녹여주기도 했다. 한 번은 영웅 막직을 갔는데, 마지막 페이즈에서 1명을 대상으로 걸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공대원이 해당 위치로 끌려가는 스킬이 있었다. 나가는 위치가 정해져 있었는데, 이 분이 당황을 하셨는지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셨고, 해당 방향으로 네임드가 레이저를 쏴서 모든 공대원이 끌려가다가 즉사할 위기에 처했었다. 그때 구출을 사용해서 올바른 위치로 그 분을 끌고갔는데, 어디로 나가냐고 소리치던 공장님이 한순간 이야!!! 감탄을 외치면서 용가리 누구냐고 정말 잘했다고, 아 용이 한 분밖에 안 계시구나 정말 잘하셨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시던 기억이 난다. 이때도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와우는 뭔가 이런 식으로 슈퍼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스킬들을 힐러들에게 주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신화 레이드를 하면서 테로스를 첫 킬 했을 때도 굉장히 짜릿했다. 거의 3주간 트라이를 했던 것 같은데, 늘 느끼는 것이지만 힘들게 도전하는 네임드일수록 킬을 했을 때의 그 짜릿함이 커지는 것 같다. 아마 이런 짜릿함이 와우를 계속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나 싶다.
지금은 새로운 레이드가 나왔는데, 그다지 재밌지는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아직은 안 해보고 있다.
어쩌다보니 글이 굉장히 길어지고 굉장히 루즈해진 것 같다. 내가 쓰면서도 좀 지루하다 느껴지는데, 여태까지 와우를 하면서 걸어왔던 길을 간단히 메모해놓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글은 단순한 경험이나 사실 나열이긴 하지만 그래도 쓰면서 옛날 기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기도 하고 나름대로 즐거웠던 것 같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주 출근 후기 (0) | 2023.06.27 |
---|---|
취미 3 - 사운드 볼텍스 (4) | 2023.06.06 |
블루 아카이브 첫 플래티넘 달성 & 달콤 커피 방문 (1) | 2023.05.31 |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온리전) 후기 (1) | 2023.05.23 |
향후 계획 (0) | 2023.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