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간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향후 도움이 될만한 지식을 배우려고 이곳저곳 건드려봤는데 딱히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는 못한 것 같다. 기존 프로젝트를 이어하기에는 팬게임의 한계로 인해 애매한 부분들이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도 중간에 끊길 가능성이 있어서 손을 대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중학교 시절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우연찮게 프로필 사진을 보니 게임 개발을 하고 있던데, 주변 친구 중에 게임 개발자가 거의 없어서 굉장히 반가웠다. 중학교 때는 곧잘 어울려 다녔지만 졸업 이후로는 연락을 하지 않아서 거의 8년 만에 연락을 해봤는데, 다행히 친구도 굉장히 반가워했다.

친구는 군대에서 게임 기획을 하고, 그 기획을 바탕으로 창업 지원을 받아 현재 창업을 했다고 한다. 만들고 있는 게임의 소개도 받았는데, 게임의 세계관이라든지 캐릭터, 로비 등 여러 시스템들이 맞물려서 잘 짜여져 있어 완성도가 높게 느껴졌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괜히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니구나, 싶었다. 아무튼, 친구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카톡으로 연락하면서 소개차 블로그를 보내줬는데 블로그나 코드도 많이 보고온 것 같았다. 덕분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나야 내 나름대로 해온 것인데, 다른 사람, 그것도 개발자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걸어온 길이 잘못되진 않았구나 싶기도 했다. 친구는 회사를 다녀본 적은 없어서 내가 회사에 재직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해주었고, 나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 옛날에는 그냥 같이 별 생각이 놀던 친구라 약간은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는데, 거의 개발 관련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이런 경험이 별로 없어서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면서 조금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먼저 나에게 있어서 최우선적인 문제는 병역의 해결이다. 병역으로 인해 여러 선택지들이 막혀있으니 향후 선택지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병역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 면접을 본 곳에서 만약 떨어지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출시 경험을 만들어볼까 싶었는데, 아마 혼자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기도 힘들 것이다. 그리고 친구의 말마따나 현재 게임을 출시하여 운영을 하고 있는 회사라면 어딜 가도 배울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병역을 해결하면서 경력도 쌓고, 회사 생활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는 나의 성장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최근에 서버 관련 지식도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버 관련 공부를 하기도 했다. 겉핥기 식이라 조금 더 깊게 파봐야되나 싶기도 했는데, 당장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클라이언트 쪽도 잘 다루면서 서버도 할 줄 안다면 좋겠지만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도 많이 부족한데 서버 공부를 한다는 것이 주객전도인 것 같아서 우선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공부를 더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더 공부를 할만한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게임에 활용되는 수학 지식이나, 그래픽스 관련 지식을 공부할 수도 있고, 자료구조를 복습, 정리하고 활용해보면서 직접 성능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C#에 대해서도 사실 모르는 부분이 많고, 가비지 컬렉터에 대해서 더 깊게 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D 포트폴리오도 빠른 기간 내에 개발한 것이다 보니 더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뭘 하면 좋을까 생각했던 나 자신이 조금 무지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향후 계획은 이렇다. 현재 면접을 본 곳에 붙는다면 좋겠지만, 떨어진다면 다른 기업에 지원해보겠다. 그리고 합격 여부와는 별개로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이전에 그래픽스 관련 공부를 하기 위해 책을 샀다가 얼마 보지 못하고 접어놨었는데, 이 책 초반에 나와있는 게임 관련 기초 수학 지식 부분도 다시 보고, 렌더링 파이프라인와 셰이더 관련 파트 위주를 먼저 공부할 생각이다. 아마 게임 엔진을 제대로 다뤄본 지금 다시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지난 3달간 개인적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했다고 느끼는데, 앞으로도 이런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나에게는 자동차와 관련된 취미가 있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취미인데, 아버지께서는 어렸을 적부터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으셨다. 젊은 시절 자동차 관련 잡지를 구독하시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 면허도 따시고 열심히 돈을 모아서 오토바이를 사셨다고도 한다. 구입한 다음 날 밖에 나와보니 누가 훔쳐갔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오토바이 사고 등 흉흉한 이야기에 대해 많이 들은 나로써는 어쩌면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아버지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나도 어릴 적에 아버지를 따라 밖에 나가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을 보며 이름을 외우곤 했다. 어째서 이게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께서 차 이름을 알려주시고, 이후 내가 알아보는 것이 기특해서 종종 그런 시간을 가지신 것이 아닌가 싶다. 종종 밤 중에 바깥에 나가 차 이름을 배우곤 했다.

 

내가 본격적으로 차와 가까워진 것은 아마 운전 면허를 따면서인 것 같다. 3년 전 여름, 아버지의 말씀도 있으시고 나도 나중에 차를 몰려면 면허 정도는 따놓는 것이 좋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으로 운전 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배우고 시험을 치면서 심적으로 꽤나 부담되거나 힘들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장내기능 2번, 도로주행 1번 시험을 봐서 1종 보통 면허를 취득했다. 면허를 취득한 이후로는 아버지의 특훈(?)이 있었다. 면허를 따고 바로 혼자서 운전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셨고, 나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아버지가 조수석에 타시고 옆에서 운전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것저것 알려주셨다. 시내, 국도, 고속도로 그리고 주간, 야간 이렇게 3 * 2 총 6가지 경우에서 각각 10시간씩 총 60시간 강습을 목표로 잡으셨다. 시내에서는 지하차도를 끼고 하는 유턴이라든지, 지금은 터널이 뚫려서 많이 이용하지 않는 죽령고개에서 산길, 연속되는 급커브,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는 방법이라든지, 커브를 돌면서 가속하는 타이밍 등 다양한 것들을 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아버지 나름대로 커리큘럼을 짜셨던 것 같다. 총 60시간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신경쓸 것들이 적은 고속도로나 국도는 10시간을 전부 채우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후로는 몇 번인가 혼자서 운전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는 드라이빙 센터에 따라가서 각종 프로그램들에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인천의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비기너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 같다. 비기너 팩은 증서가 따로 안 보이는데, 면허 취득이 2020년 8월 4일이고 스타터팩 참여가 2020년 9월 20일이니 아마 이 사이일 것 같다. 비기너 프로그램은 잘 따라갔는데, 스타터팩은 트랙을 그렇게 잘 타진 못해서 이수증을 못 받고, 참여증만 받았다. 아마 1~2년 정도 운전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1달차가 따라가기에는 조금 힘든 부분도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이런 것들을 하면서 시트 포지션이라든지,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고, 풋 레스트에 둔 발로 지탱한다든지, 시야 처리, 오버스티어에 대해서 카운터 스티어를 넣는 방법 등 다양한 것들을 배웠던 것 같다.

 

이후에는 인제 스피디움으로 가서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 Level1을 이수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찾아보니 아마 아반떼를 탔던 것 같은데, 미니 쿠페S나 BMW 3시리즈와 비교하면 확실히 가속 등에 대한 반응이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던 것 같다.

 

1년 후에는 BMW 드라이빙 센터의 스타터 팩에 재도전했고, 이전의 경험도 있고 경력도 쌓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수월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올해 2월에는 M코어에 참여하여 이수증을 받았다. 프로그램 중간에 드리프트가 있는데, 차를 지속적으로 미끄러트리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핸들을 풀었다가 다시 감아야 하는데, 이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래도 미끄러지는 상태를 1번 정도는 이을 수 있었다. 보통 처음 하는 사람들은 미끄러트리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에 비하면 굉장히 잘 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트랙을 타는 실력도 많이 늘었던 것 같다. 이때 파악한 나의 문제는 너무 완벽하게 코너를 돌려는 것이었다. 코스를 따라가다보면 콘이 있는데, 콘에 잘 붙이고 최대한 커브를 잘 틀기 위해 그곳에만 집중하다보니 다음 구간에 대한 인지가 늦어져서 대비 또한 늦어졌다. 완벽하게 하려는 생각을 접어두고 현재 코너는 주변시를 활용하고, 다음 지점을 보며 트랙을 타니 확실히 실력이 많이 느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M코어는 다행히도 한 번에 이수증을 딸 수 있었다.

아버지께서 인텐시브라는 프로그램도 같이 하자고 몇 번 그러셨는데, 가격도 너무 비싸고 거의 하루종일 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것 같아서 여러 차례 사양했다. 다른 프로그램들도 가격이 꽤 나가는 편이었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가격이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경험해보기 힘든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190000/Car_Mechanic_Simulator_2021/

 

Car Mechanic Simulator 2021 on Steam

Work your way to a service empire. Get your hands dirty in a highly realistic simulation game that pays major attention to details. Pay a visit to a new Auction house and buy cars in various conditions. Expand your range of services by investing in a new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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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동차 구조나 정비에 관한 지식도 얕게나마 알고 있다. 아버지께서 엔진 오일을 교체하시는 작업을 도운 경험이 있는데, 당시에는 지식이 많이 없어서 단순히 옆에서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 시간이 지나서 Car Mechanic Simulator라는 게임을 접하게 됐는데, 차의 문제를 점검하고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하여 돈을 버는 자동차 수리공을 체험해볼 수 있는 게임이다. 약 10대 정도의 차를 완전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면서 자동차의 구조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아버지께 이 얘기를 했는데, 한동안 자동차의 구조라든가 원리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엔진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옛날 엔진부터 최근 엔진까지, 전륜구동이나 후륜구동, 이에 따른 엔진의 위치라든지, 이런 것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유압으로 도움을 준다든지, 핸들을 돌릴 때 도움을 받는 파워 스티어링이라든지,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게임에서 정비하는 모습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시기도 했는데, 신기하리만치 다 알고 계셨다. 게임 내에서 디스크 브레이크에 일반 디스크 브레이크와 디스크 브레이크 환기 라는 게 있는데, 실제 명칭은 Ventilated Disc Brake라고 한다. 환기가 되도록 구멍을 뚫어서 디스크 브레이크의 열을 더 잘 식혀줄 수 있는 디스크 브레이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 이외에도 이런 것들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마다 하나하나 너무 잘 알고 계시고 많이 얘기를 해주셔서 좀 놀라기도 했고, 많은 궁금증이 해결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전부터 기계 장치 등에 관심이 많으셔서 이것저것 기계들의 동작 원리를 알려주시기도 하셨는데, 그런 성향에 대해 확실하게 잘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이런 지식들을 자주 들어 많은 것들의 원리를 알게 되었고, 덕분에 새롭게 접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F1과 관련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겠다. 아버지께서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시다보니 F1 경기도 종종 챙겨보신다. 특히나 올해부터는 쿠팡플레이에서 중계를 해주기 때문에, 내가 가입한 쿠팡 계정으로 종종 보시곤 한다. 나는 어렴풋이 정도로밖에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약 10년 전 쯤에 국내에서 치뤘던 F1 경기장에도 갔었다고 한다. 아무튼, 나도 종종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곤 하는데 그러면서 Qualifying 1, 2, 3와 본선의 구조, 그리고 스프린트 등 F1 경기의 흐름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하고, DRS나 헤일로, 세이프티 카 관련 내용이라든지, 피트인 관련 전략이든지 등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지금은 아는 내용이라서 옆에서 그냥 같이 경기를 지켜보곤 한다. 저번 주에 했던 경기도 보았는데, 최근에는 레드불이 상당히 강세인 것 같다. 아마 드라이버의 실력도 좋긴 하겠지만, DRS를 켜지도 않았는데 직선 코스에서 페라리를 추월하는 모습을 보며 페라리 선수들에게 연민의 감정이 느껴졌다. 더 좋은 차가 앞으로 나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선수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느껴지진 않을까, 싶었다. ㅋㅋㅋ. 이후에도 거의 30초에 가까운 차이를 내며 달려나가는 모습에 조금 맥이 빠지기도 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치열하게 달리는 모습과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 세이프티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피트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들을 보기도 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취미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지만, 차의 기능 고장으로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다. 아마 약 2년 전의 일인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지께서 차를 바꾸시면서 이전에 쓰시던 차를 할아버지께서 사용하셨는데, 할아버지께서 나이가 드시면서 운전을 안 하시게 되고 내가 면허를 따다보니 차를 내가 쓰게끔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차에 ABS 관련 노란등이 들어와서 공식 서비스 센터에 맡겼는데, 계속 같은 문제가 지속되고 빨간등까지 들어오기도 했다. 마지막 수리를 맡겼을 때는 몇km의 테스트 주행도 마치고 이상이 없다고 들었는데, 차를 끌고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찰나에 차의 액셀이 반응하지 않는 증상을 겪었다. 액셀을 밟아도 2~3초간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RPM이 치솟으면서 차가 급발진하는 증상을 겪고 아 이건 뭔가 잘못됐다 싶어서 차를 유턴시켰다. 돌아오는 길이 2차선 길이었는데, 교차로 너머 횡단보도 앞 2차선에 트럭을 세워둔 것을 늦게 인지해서 교차로를 지나가면서 1차선으로 끼어들어야 했다. 1차선에서 오던 차가 택시였는데, 처음에는 기다려주다가 내가 머뭇대니 갑자기 속도를 확 내면서 지나갔다. 나는 그때 액셀을 밟아도 반응이 없어서 제발 앞으로 가달라고 빌고 있었다. 확 튀어나오는 택시를 보며 이거 잘못하면 사고나겠다 싶어서 핸들을 급히 반대로 꺾고 브레이크를 밟았던 것 같다. 아마 그 상황에서 RPM이 튀면서 차가 급발진했으면 사고가 났을 것 같다. 시내라서 속도가 빠르진 않았지만 위험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이후로는 집에 오면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 차는 곧바로 폐차를 했다. 10년 가까이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관리가 잘 되어있어서 겉으로 보기엔 깔끔했지만 내부 회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이미 수리비를 꽤 들였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고차 값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여 폐차를 선택하셨던 것 같다.

 

 

 

이전까지 딱히 의식하고 있진 않았지만, 자동차도 분명히 내가 가지고 있는 취미 중에 하나라는 것을 느꼈다. 엄청나게 관심이 많거나 아주 즐기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흥미를 가지고 즐기는 취미이고, 무엇보다 아버지와 공통의 관심사로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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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합정 애니플러스와 홍대 애니메이트 등을 방문했다.

 

 

애니플러스 합정점의 블루 아카이브 스토어 입장 예약이 토요일, 일요일이라 일요일로 예약을 해서 다녀왔다.

 

 

다른 친구의 부탁을 받아서 장패드를 하나 샀고, 이즈나 아크릴 스탠드와 이즈나 멀티 클리너를 구매했다. 봉투에 담긴 랜덤 클리어 파일과 은박에 싸인 랜덤 캔뱃지도 구입했는데, 원하던 캐릭터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아루나 게임개발부 학생들 등 마음에 든 다른 굿즈들도 많았지만, 샬레스토어도 오픈했고 다음 달에 온리전도 있기 때문에 금액이 약간 부담이 되어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이즈나 굿즈만 두 개 구입했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것은 2만원 당 1장씩 랜덤으로 증정되는 미니 브로마이드라고 하는데, 말이 브로마이드지 사실상 포토 카드와 비슷하다. 처음엔 미유 대신에 사오리가 있었는데, 사오리를 좋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분과 교환했다.

 

시로코(라이딩) 복장에 복면을 하고 자전거를 끌고 오신 분이나, 히비키 코스프레를 하신 분도 보였는데, 블루 아카이브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점심으로는 오레노라멘을 먹었다. 원래는 우동 카덴이라고 하는 우동을 굉장히 잘 하는 곳에서 먹으려고 계획했으나 일요일이 휴무였던 관계로 오레노라멘에 갔다. 예전부터 맛이 조금 궁금했었는데, 삼계탕 국물을 2~3배 정도 농축해서 먹는 느낌이었다. 상당히 맛있었다. 닭가슴살 차슈(?) 도 수비드로 조리를 했는지 굉장히 부드러웠고, 맛계란이 굉장히 독특한 식감이어서 이걸 어떻게 만들었을까 친구를 얘기를 나눠봤는데 달걀도 혹시 수비드로 조리를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반숙으로 계란을 삶아도 흰자 바깥부분은 약간 단단하고 노른자는 거의 익지 않는데, 흰자 바깥부분조차 굉장히 말랑하고 노른자 표면도 젤리같은 느낌으로 약간 익어있었기 때문에 아마 저온에서 천천히 조리를 하지 않았나 싶다. 식감이 굉장히 유니크해서 나중에 한 번 그렇게 계란을 요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면 추가가 무료였고, 양이 조금 부족해서 면 추가를 했는데, 면만 오는 것이 아니라, 목이 버섯과 파, 차슈까지 같이 제공되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먹다보니 약간 느끼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이후에는 홍대에 있는 퍼니랜드라는 오락실에 갔다. 친구가 스위치로 태고를 즐겨하는데, 실제 채로 치는 것이 아무래도 손맛이 좋다보니 태고가 있는 오락실로 갔다. 그러나 막상 태고를 치면 손과 팔이 아파서 한~두 판 밖에는 못 한다는 것이 문제다. ㅋㅋ. 그래서 예전에 했던 댄스러시라는 게임도 한 판 선보였다. 바닥의 일정 부분의 인식이 고장나있는 상태라 플레이가 약간 어려웠다. 친구는 어려워보인다며 플레이를 꺼렸다. 그리고 친구가 예전에 비트세이버를 해 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마침 여기에 비트세이버 기기가 있어 한 판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재미는 있지만 어지럽다는 얘기를 했다. 이후에는 예전에 즐기던 사운드 볼텍스라는 리듬 게임을 했다. 친구에게도 권해봤는데, 리듬 게임을 예전부터 해 오던 친구라 어렵지 않게 적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금방 쉬운 9레벨 정도는 깰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 나는 예전에 17레벨에 조금씩 도전했었는데, 거의 5년? 혹은 그 이상 쉬어서 그런지 적응이 살짝 어려웠다. 예전에 주구장창 하던 쉬운 16레벨 노래는 2번만에 클리어를 했는데, 잘 하지 않던 노래에는 개박살이 났다. 근데 확실히 굉장히 재미있었다. 옛날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가끔 플레이를 하러 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데이터가 저장된 코나미 카드를 집에 놓고 간 점이 살짝 아쉬웠다. 이후에는 지하에 있는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위층은 오락실, 지하는 노래방... 말 그대로 퍼니랜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다른 오락실들은 시끄러운 오락기 근처에 노래방이 있곤 해서 굉장히 시끄러운데, 지하에 있어서 조용한 점은 좋았다. 다만 방음이 조금 약한 점이 아쉬웠다.

 

 

이후에는 홍대에 있는 애니메이트에 방문했다. 합정 바로 근처가 홍대이기도 하고, 합정 애니플러스가 사실 규모가 굉장히 작아서 볼 것이 별로 없다보니까 가는 김에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는 생각에 방문했다. 홍대 애니메이트에는 예전에 한 번 방문해본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합정 애니플러스의 2배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매장 하나만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이번에 가본 홍대 애니메이트는 굉장히 많이 바뀌어있었다. 층 자체가 확장이 된 느낌이고 아예 층 한 개 전체가 애니메이션 테마로 바뀌어있었다. 게임을 판매하는 곳에 원신 굿즈가 있었고, 원피스 팝업 스토어나 이치방쿠지, 중고 굿즈샵, 각종 콜라보 카페 등이 있었다. 애니메이트 매장 자체도 엄청나게 확장을 해서 실제 일본의 애니메이트가 생각나는 모습이었다. 애니메이트 뿐만 아니라 층 전체가 애니메이션 관련 가게들로 늘어져있다보니 마치 라디오 회관의 한 개 층을 보는 것과 같았다. 옛날에 애니메이트의 작은 매장에서 굿즈를 소소하게 구경하는 것도 나름 즐거웠는데, 한국에서 이정도 규모로 구성되어 있는 서브컬쳐 스토어를 볼 수 있다는 점에 마음이 굉장히 벅차올랐다. 그리고 늑대와 향신료를 재밌게 읽고 난 후에 서점에 갈 때마다 늑대와 양피지를 찾아도 보이지 않았는데, 여기서 발견해서 1권을 구입했다.

 

[재고있음]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 피규어 3번째 계절 가을 버전 교복 타이토 : 잇츠하비 (naver.com)

 

[재고있음]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 피규어 3번째 계절 가을 버전 교복 타이토 : 잇츠하비

[잇츠하비] 잇츠하비 - 세상의 다양한 취미, 하비토탈 쇼핑몰 1st

smartstore.naver.com

 

그리고 중고 굿즈 샵에서 하츠네 미쿠의 피규어를 발견했는데, 보통은 예쁜 피규어를 봐도 그냥 넘어가지만 가격도 싸고 퀄리티도 꽤 괜찮은 것 같아서 관심이 많이 갔다. 그 자리에서 당장 사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혹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더 싼 신품이 있어서 신품으로 바로 구매했다. 미쿠는 굉장히 옛날 캐릭터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굉장히 놀랍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서브컬쳐라는 장르가 유지되는 한, 하츠네 미쿠라는 캐릭터는 언제까지나 사랑받을 것 같다. 나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사랑받는 캐릭터 혹은 컨텐츠를 만들 수 있으면 굉장히 행복할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 홍대입구 4번 출구에 블루 아카이브 광고를 크게 해놓은 모습도 보았다. 방문했던 애니메이트를 떠올리며 마치 한국의 작은 아키하바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옛날같으면 상상도 못 할 모습인데,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 이런 서브컬쳐 장르가 많이 커지고 양지로 나오게 된 것 같아 기뻤다. 앞으로도 서브컬쳐 장르가 많이 성장하여 더 큰 규모로, 더 많은 곳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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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첫 역만을 달성했다. 반장전 233판째에서 달성했다.

역만보다 강한 오야 삼배만도 했다. 처음에는 전혀 청일색이 아니었는데, 패산이 떠먹여줬다.

자일색도 할뻔했는데 아쉽게도 못했다.조금만 운좋았어도 자일색+소사희까진 가능할뻔했는데 약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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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 게임 작혼에서 작걸을 달성했다. 롤로 따지면 실버~골드 언저리쯤 될 것 같다.

동장전보다는 반장전 위주로 플레이했다.

친선전까지 포함하면 반장전만 300판 넘게 했는데 아직 역만을 한 번도 못해봤다. 최고 역이 배만이다. 일찍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연짱 등도 있으니 평균적으로 반장전 한 번에 6판은 넘게 할 것 같은데, 1800판이 넘는다. 역만 출현 확률이 0.15~0.2%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3회 정도는 했어야 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 기약이 없다.

 

동풍전 340판 + 반장전 287판 한 친구는 대삼원, 자일색, 심지어 구련보등까지 해봤는데... 음... 나에게도 곧 좋은 기회가 찾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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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돕는 일은 천국에 재산을 쌓는 일이라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그러한지 입증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나는 적어도 남을 돕는 일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을 살다 보면 종종 이기적인 사람을 찾아볼 수 있다. 남이 베푸는 것을 받기만 하고 본인이 남에게 베푸는 것은 꺼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을 Give&Take에서 따와 Tak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마다 생각은 각기 다르겠지만, 아마 본인이 남에게 베푸는 것을 본인의 손해라고 생각하는 기조에서 나온 행동이 아닐까 싶다. 정도나 경우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남을 돕는 일이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지인을 돕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지인과는 지속적인 교류가 있을 것이다. 만약 지인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지인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외면하게 된다면, 향후 그 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힘들 것이다. 인간관계는 서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다른 지인에게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질 것이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 남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남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아오며 지금까지 살아왔을 것이다.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은 큰 손해라고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남에게 베푸는 1의 도움은 나에게는 여유분이고, 내가 받게 될 다른 사람의 1의 도움이 나에게는 부족함을 메우는 10의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다른 사람의 작은 도움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간단히 이야기하고 싶다. 올해 초 겨울에 스키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져서 스키가 벗겨지는 경우가 있다. 스키는 그 자리에 박히고 나는 넘어져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 나는 아래에, 스키는 저 위에 놓여있게 된다. 나 스스로 올라가려면 경사에, 불편한 스키 부츠를 신고 한참을 힘들게 올라가야겠지만, 이런 경우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다른 사람이 스키를 가져다준다. 물론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행동이지만, 다른 사람의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의 도움으로 인해 나의 수십 분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받은 도움을 기억하며 같은 처지에 처한 다른 사람을 발견하면 도와줄 것이다. 일종의 선순환인 셈이다. 나 또한 이때 스키를 타면서 넘어진 사람과 친구를 도와주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중학생 때 중고폰을 살 때, 어느 아저씨께서 학생이니까 만 원을 깎아주시겠다고 하신 적이 있다. 아마 아저씨께는 큰돈은 아니셨겠지만, 당시 학생이었던 나에게 만 원은 굉장히 큰돈이었다.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나도 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하겠노라고 늘 다짐한다.

 

이런 사례를 통해서 전혀 모르는 타인을 돕는 행위에 대해서도 말해보겠다. 종종 매체에서는 타인에게 도움을 줬는데 알고 보니 면접관이었다든지, 지인의 가족이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타인은 지인과는 다르게 내가 돕는다고 해서 이 사람에게 무언가 보답을 받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보답을 받은 사람은 감사를 느낄 것이고,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겠지만 자신이 놓였던 것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도우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남을 돕는 풍조가 생기면 내가 도움을 받을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더욱이 도움을 주는 행위 자체에서도 뿌듯함과 같은 긍정적인 마음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도움을 주는 행동을 보는 행위와 같이 훈훈함을 자아내는 광경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남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고 돕지 않는 행위는 본인만 이득을 챙기는 행위가 아니라 손해를 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남을 돕는 행위가 나에게 이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단지 지인을 도울 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타인을 도울 때도 마찬가지다. 남을 도움으로써 세상에 아름다움이 쌓이고, 결과적으로 본인도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덮어놓고 무작정 남을 돕기만 하자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여유가 있을 때 기꺼이 도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고, 더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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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 달 만에 글을 쓴다. 머리 속엔 계속 떠올랐는데 일단은 취업 준비를 하는 이유가 가장 컸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각 기업에 지원할 때마다 자소서를 몇 번이고 쓰고 고치고, 산업기능요원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원할 곳이 많지 않아서 한 군데를 지원하고 1~2주를 기다리곤 했다. 기다리면서 면접 준비나, 지원한 기업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분석하는 등의 작업을 했다. 그러면서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여기저기 최대한 많이 넣어보고, 면접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영상을 봤지만 산업기능요원 특성상 지원할 기업이 많지 않아서 그러지는 못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취업 활동이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마지막으로 지원한 기업에서 연락이 올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이제는 사실 지원할만한 기업이 딱히 없으니 마지막 기업에서도 합격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향후 어떻게 시간을 쓸 것인지에 대해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로그로 돌아왔다.

 

먼저 왜 취업 활동이 성공적이지 못했는지를 생각해봤다. 우선은 내 포트폴리오가 별로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부 이전 직장에서 작업했던 결과물인데, 업무 효율을 개선한 프로그램 개발과 몇 개의 간단한 2D게임 개발물이다.

업무 효율 개선 프로그램은 나름 자신이 있는 내용이었는데, 별로 그렇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비효율적인 업무의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점이나, 굳이 프로그램 개발을 마무리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상황에서 다른 동료들을 위해 이타적으로 행동한 점 등을 높이 사주진 않을까 싶었지만 사실 프로그램의 기능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기 때문에 크게 매력적이진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게임 개발물이다. 이전 직장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2D + 구성이 복잡하지 않은 캐주얼 게임 느낌이었기 때문에 사실 내가 봐도 별로 매력이 없는 것 같기는 하다. 아무래도 직장에서 한 것이다보니 개인 작업물에 비하면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지 않을까 싶었지만 너무 깔끔해서 보여줄 것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실 업무 효율 개선 프로그램에서 매력을 느꼈어도 여기서 주저했을 것 같다. 남에게 보여줄만한 퀄리티에 할 말도 많은 충분히 어필 가능한 개발물을 만드는 데에 힘을 써야할 것 같다.

그 외에는 올해 고용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는 얘기가 종종 들려오긴 한다. 아마 그렇다보니 수준 높은 지원자들도 갈 곳이 한정되어있고, 경쟁이 심해져서 그런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근데 어차피 결국은 내가 잘하면 되는 문제다.

 

사실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태 4군데에 지원했는데 그 중 2군데는 상시 채용이었고, 한 곳은 아마 지원이 좀 늦어서 이미 누군가가 뽑혔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었고, 나머지 한 곳은 아직 지원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사실 한 두군데씩 떨어질 때 좀 충격이 있었다. 아~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 약간 자괴감도 있었고. 지금은 좀 괜찮아졌다. 상시채용이야 '지금 당장 필요한 인력은 아니지만 기똥찬 사람이 지원하면 고려해보겠습니다' 정도기도 하고, 포트폴리오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어도 앞으로 이것저것 만들어가면서 준비해가면 될 문제다. 사실 조금 조급한 마음도 들기는 한다. 내가 이전 직장에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지금쯤 경력 1년에 병역 문제도 절반 해결된 상태였을텐데, 싶기도 하고, 지금부터라도 빨리 취직을 해서 경력을 쌓고 이것저것 경험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래도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까지는 다행스럽게도 여건이 되서 시간이 널널한 상황이니까. 그래도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달성하면서 직장 생활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계속 성장해나가고 싶다. 여태까지 일들을 생각해보면 그때 당장은 후회되고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모두 의미있는 시간이었으니까, 앞으로 취직할 때까지 보낼 시간도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아직은 나한테 선택지가 많다.

 

여기서 이야기를 잠깐 끊고,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개발하던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의 영향이 있다. 이전에도 늘 막히던 부분에서 또 막혔다. 바로 이미지 리소스의 부재다. 예전에도 늘 만들고 싶은 게임을 구상해서 개발하다가 리소스를 구하는 과정에서 늘 막혀서 게임을 폐기하곤 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도트를 사용하면 조금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도트도 정말 쉽지 않았다. 정말 간단한 도트조차 몇 시간씩 찍으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예전에도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생각에 몇 달 노력하다가 관둔 적이 있는데, 그림은 나랑 참 궁합이 안맞는 것 같다. 힘들고 재미도 없다. 하지만 극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해보겠다. 그냥 아무 이미지나 갖다 붙여서라도 개발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AI그림은 만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계속 돌리면 원하는 그림이 뚝딱 튀어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돌려도 내가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원래는 AI그림으로 뽑아낸 일러스트를 활용할 계획이었는데, 기존 일러스트에서 약간의 변경을 주는 선에서 사용을 해야할 것 같다. (헤일로와 학교 마크 지우기) 다행히도 3번째 RPG는 구상을 대강 마쳤는데, 꽤나 괜찮은 내용이 될 것 같다. 물론 실제로 만들다보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향후 계획은 이렇다.

 

1. 개발하던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 개발을 마무리한다.

 

여태 반복되었던 이미지 리소스 부재로 인한 개발 중단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고, 혼자서 게임 개발을 마무리한 좋은 경험이 생길 것이다. 향후 게임 개발에 있어서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고, 결과에 따라서 포트폴리오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을 마무리하고, 도트를 찍는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길게 잡아도 3개월, 올해 하반기까지는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2. 1가지 이상의 게임을 상용화해보기

 

많은 게임 개발 구인 공고에 있는 내용 중, 게임을 상용화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그런걸 어떻게 하나, 싶었지만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마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인터넷에 정보가 많고, 많은 사람들이 닦아놓은 길을 어느정도 헤쳐나가면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단, 게임은 내가 개발하고 싶은 것보다는 시장을 분석해서 인기있을 만한 것, 수익 창출을 고려한 것, 포트폴리오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것을 개발하는 것이 좋겠다. 이 목표까지 달성하면 아마 취업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 목표는 올해 안에 달성하고 싶다.

 

올해 안에 이 두 가지만 달성해도 만족스러운 한 해가 될 것 같다. 이를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장기적인 목표만 잡으면 너무 추상적이라고 생각해서 단기적인 목표도 세워봤다.

 

1. 매일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에 사용할 도트를 1장 이상 찍는다.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블래스트 개발에 긴장감을 주는 목표를 세워봤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끔찍한 목표지만 하루에 한 장 정도는 어찌저찌 찍을 수 있을 것이고, 찍다보면 적응이 될 것이고, 속도도 늘 것이다. 반드시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세운 목표다.

 

2. 매일 '무엇이든 간에' 개발하고 Github에 업로드한다.

 

지원한 회사 중에 Github 주소를 요구하는 회사도 있었는데, Github에 꾸준히 업로드하는 걸 어필할 수도 있는 것 같고, 사실 개발을 한 번 잠깐 놔버리면 쭉 놔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단순히 세미콜론 하나를 찍더라도 Unity를 키고 Github에 업로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 블로그에 글을 자주 올리도록 노력한다.

 

이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노력정도로 했다.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이 글도 거의 2시간 이상 걸린 것 같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Github 업로드를 보고하거나, 매일 어떤 일을 했는지, 평소 떠오르는 생각들을 간단하게라도 적어놓으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것들은 하루 이틀은 몰라도 1주일, 한 달이 지나버리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까. 적어두면 나중에 언제라도 보면서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정한 목표다.

 

4.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록 노력한다.

 

늘 생각하고 노력하지만, 아차 하는 순간에 생활 패턴이 깨진다. 되돌리기도 굉장히 힘들고, 새벽 혹은 아침에 자고 오후에 일어나면 하루가 굉장히 불쾌하다. 의욕도 없고, 하루종일 피곤하다. 생산성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문제가 있으니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오후에 정 졸리면 잠깐 눈을 붙이기보다는, 그날 할 일을 마치고 취미 생활을 하면서라도 깨어있어야겠다.

 

 

오늘은 먼저 새로운 Github 주소를 파고, 도트를 찍고, 자기 전에 블로그에 글을 업로드해야겠다.

 

이건 이전에 찍은 도트다. 갤러그의 비행선을 보면서 했는데도 몇 시간이나 걸렸다. 사실 도트도 도트지만, 크기가 작아서 늘리고, 늘린 이미지가 깨져서 다시 수정하고, 테두리가 이상해서 수정하는 등의 작업을 거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다. 사실 오늘 건 이걸로 퉁칠까? 싶은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러지 않기도 했다. 오늘은 적으로 쓰기 적합한 이미지를 찾아서 도트를 찍어야겠다.

요즘에는 비교적 사그라들었지만, MBTI에 대한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MBTI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성격 유형 검사로, 몇 가지 질문을 통해 16개의 유형 중 어떤 유형인지 알려주는 검사이다. 단, 문제점은 본인 스스로가 판단하여 응답을 하는 검사이다보니 본인이 생각하는 혹은 바라는 모습이 반영되기도 하고, 때에 따라 검사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혈액형 성격설과 유사하다고 주장하거나 본인이 답변한 그대로 알려주는 의미없는 검사라고도 하기도 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16개의 유형은 모든 사람들을 담기에 턱없이 모자라지만, 경향을 파악하기에는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MBTI를 해보면 본인의 MBTI에 관한 내용에 공감이 가고, 수긍이 가는 내용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읽다보면 뜻하지 않게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 등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 등이 조금씩 다르고, 위에서 말했듯 이런 모든 것들을 16개의 유형에 담기란 어렵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정확도는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경향을 파악하게 해주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갖게 해줄 수 있는 재미있는 검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글은 이틀 전 새벽에 겪었던 일에 대해 기억하고 싶어서 기록하는 글이다. 친구들과 잡담을 하며 노는 도중, MBTI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나를 포함해 총 3명이었는데, 나는 ENFP, 다른 두 명은 INFJ, ISTJ라고 했다. 그런데 MBTI는 결국 본인이 하는 검사니 본인이 원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 아니느냐?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럼 우리가 서로의 MBTI를 해주자, 라는 이야기가 되었다. 1명의 검사마다 나머지 2명이 그간 지켜봐온 친구의 모습을 보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검사를 대신 해주는 방식이었다. 이 친구들과는 함께 지낸지 약 6년 정도 되었는데, 생각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조금 가볍게 시작하게 된지라 처음 검사를 하게 된 친구는 문항 선택을 약간 장난스럽게 한 면도 있었다. 두 번째로 내 검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조금 장난스러운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3번째로 하게 된 친구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답변해주었다. 그리고 나도 그 친구한테 똑같이 해 주었다. 그래서 첫 번째로 검사하게 된 친구한테는 약간 미안한 느낌도 든다.

아무튼, 첫 번째 친구는 INFJ였는데, 우리들의 검사 결과 ISFJ로 변경되었다. 그 친구는 조금 의아해보였는데, 아마 내 생각에도 INFJ가 조금 더 맞을 것 같다고 느꼈다.

아무튼, 이윽고 내 차례가 다가왔을 때 솔직히 별로 기대하진 않았다. '내 검사도 상당히 장난스럽게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상당히 장난스럽고 가볍게 행동하고, 1번째로 검사한 친구(앞으로 J라고 하겠다)는 물론이고 3번째로 검사한 친구(앞으로 B라고 하겠다)의 경우 나의 그런 점에 대해서 지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첫 번째 친구 질문을 보면서 '얘네들은 나를 이렇게 생각하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에 내 검사를 하는 동안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있기로 했다. 그렇게 검사가 시작됐다.

검사를 시작 한 이후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나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알지?' 라고 생각할 정도로 나의 모습을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는 나 스스로 잘못 생각하고 있던 부분도 정확하게 꿰뚫어보았다. 특히 B가 나에 대해서 놀라우리만치 잘 알고 있었는데, 이러이러한 모습이나 이러이러한 행동들을 봤을 때 얘는 이런 것 같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듣고 보니 확실히 그랬다. 내가 검사를 했으면 가볍게 생각하고 반대쪽을 선택했을텐데, 이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확실히 이쪽이 더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 1~2문항정도 되었다. 이 과정에서 J보다는 B가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느꼈는데, B의 검사를 할 때 B도 J보다 내가 더 B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아마 J랑은 가볍게 놀거나 하는 일이 많지만 B랑은 철학 등 이런저런 토론을 하거나 논쟁 등을 많이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내 생각과는 약간 다르게 생각한 문항도 있기는 했다. 특히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도저히 판단하기 힘든 항목같은 경우는 내 의견을 말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감정보다는 이성을 중시했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문항인데, 나는 감정과 이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성을 중시하면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른 두 친구는 최근에 자주 논란이 되는 감성떼법 등을 예시로 들며 세상은 조금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검사 결과는 이전에 언급했듯 ENFP로 동일하게 나왔다. 꽤 기분이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남에게 비춰지는 나의 모습이 일치한다는 얘기기 때문이다. 또 의외로 친구들이 나의 모습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친구를 헛사귀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좀 들었다. 그리고 검사가 끝난 뒤 B가 한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 잠깐 이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얘기가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주변에서 곧잘 똑똑하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주로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무언가를 개선할 때 그런 얘기를 종종 듣곤 한다. 하지만 출신 대학은 솔직히 별로 좋지 않다. 서울대학교 학생이 "나는 똑똑하다"라고 얘기해도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겠지만, 나의 경우는 아마 "?" 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공부라는 것은 앉아서 진득히 하다보면 충분히 이해하고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똑똑하다는 것은 자리에 앉아서 진득하게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 단어라고. B라는 친구는 그런 친구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범생이'를 떠올리면 딱 알맞은 이미지다. 생긴 것도 그렇고, 하는 행동도 얼추 맞다. 실제로 중학교 때는 하루 종일 공부를 했다곤 한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J라는 친구를 사귀면서 게임을 접하게 되고 공부에 조금 소홀해지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B는 J라는 친구를 사귄 것이 인생의 큰 실수라는 둥, J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둥 얘기를 종종 하곤 한다. 워딩이 좀 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 때문에 나도 B와 다툰 적도 꽤 있다.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기도 하고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B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이 B라는 친구와 성격이나 생각하는 것이 상당히 반대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서 다툰 적도 꽤 많다. 그 과정에서 B가 말하는 바보라는 둥, 멍청하다는 둥, 머리가 나쁘다는 둥 악담을 듣기도 했었다. 조금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나는 위에서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딱히 반박할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B와 친구가 된 지 약 6년인 이틀 전, 나의 MBTI 검사가 끝난 뒤 B에게 "내가 봤을 때 얘는 머리가 좋은 것 같다" 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아마 그 친구는 몰랐겠지만 굉장한 쾌감이 몰려들었다. 애써 담담한 톤을 유지하며 왜 그렇게 생각했냐고 이유를 물었다. 그 친구는 "내가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너는 똑똑한 것 같다. 아마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대단히 성공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뭔가 쓰고나니 상당히 낯부끄럽다. 자만하고 자화자찬하는 것 같은 느낌도 나서 부끄럽다. 여전히 나는 내가 똑똑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주변에서 똑똑하다는 얘기를 곧잘 듣곤 한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B의 검사를 해주었다. 이 친구는 INTJ, S에서 N으로 변경되었는데, 마찬가지로 퍼센트가 꽤 높게 나왔다. 이 과정에서 J와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는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B라면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괜히 들어서 내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B는 확실히 J보다 내가 B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 그럴 때도 기분이 꽤 좋았다. 내가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친구로써는 J가 조금 더 편하고 취향도 잘 맞고 잘 놀지만,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B의 영향이 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안 드는 점도 꽤 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은 친구고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생각한다.

 

다음 네 유형에 대해서는 INTJ와 서로 보완하고 배울 수 있는 많은 잠재력을 제시한다. INTJ가 자신의 편협한 생각을 보충한다고 하면, 이들의 아주 다른 것으로부터 새로운 관점이 생겨나게 할 수 있다. 또 이때 서로를 알게 됐을 때 얻는 삶의 가르침이 굉장히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첫인상은 INTJ 입장에서 먼저 다가가게 만드는 스타일은 아니다.


나무위키의 INTJ 문서에는 ENFP와의 관계에 이렇게 적혀있다. B는 이 문장에 많이 긍정하였다. 내가 B 자신에게 새롭고 신선한 생각을 많이 던져주곤 한다고. 나 또한 이 내용에 많이 긍정한다. B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한다. 보통은 논쟁을 할 때 나는 내가 주장하는 바가 옳든 그르든 내 의견을 납득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B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나 내가 주장하는 바가 사회 통념에 반하는 경우, 원론적인 이야기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이 친구가 자주 입에 담는 얘기가 있는데, 대충 "현실적으로 어려울지라도 항상 이상을 바라보라" 같은 이야기다. 이 말이 나오면 반박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내 의견을 내려놓고 B의 말이 옳다고 얘기하는 일이 종종 있다. 덕분에 다른 사람의 얘기를 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나에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거나 나를 성장할 수 있게 해 준 사례가 꽤 있었던 것 같은데, 당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쩌다보니 이야기가 굉장히 길어지게 된 것 같은데, 여하튼 친구들과 서로의 MBTI 검사를 해주는 것은 나에게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다른 친구의 성격에 대해서 더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나의 행동이나 사고 방식, 가치관 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마 다시하게 될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지만, 다른 사람들도 해보면 분명 좋은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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